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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책비 문제 — 판매촉진비가 과당경쟁으로 흐르는 구조

"이번 달 시책이 세게 걸려서"라는 말의 이면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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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시책이 세게 걸려서 이 상품 팔면 저한테 훨씬 유리해요." 회식 자리에서나 나올 법한 이 말을 상담 중에 무심코 흘리는 설계사도 있다.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익숙하지만 고객은 거의 들어볼 일이 없는 이 말 뒤에는, 판매촉진비(시책비)라는 제도가 있다. 시책비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 제도가 어떻게 과당경쟁으로 흐르고 왜 소비자 보호와 충돌하는지를 이번 화에서 다룬다.

시책비란 무엇인가

시책비는 보험회사가 특정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정규 수수료 외에 추가로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가리키는 업계 통용어다. 특정 기간 특정 상품을 일정 건수 이상 판매하면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신상품 초기 판매를 늘리거나, 특정 시기(분기 말, 연말 등)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상적인 영업 전략으로 활용된다.

시책비가 문제되는 지점

시책비 자체는 회사와 설계사 사이의 내부 인센티브 구조이므로, 그 자체로 위법은 아니다. 문제는 이 인센티브가 지나치게 크거나 특정 상품에 편중되면, 설계사의 권유가 고객의 필요가 아니라 시책비의 크기에 따라 좌우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이 상품이 고객에게 맞아서"가 아니라 "이 상품을 팔면 내가 더 받아서" 권유하게 되는 순간, 이는 적합성 원칙(7화)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과당경쟁으로 흐르는 구조

여러 보험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상품을 놓고 시책비 경쟁을 벌이면, 설계사들은 "지금 이 회사 시책이 가장 세다"는 이유로 특정 상품을 몰아서 권유하는 유인을 갖게 된다. 이 경쟁이 심해지면 회사들은 시책비 규모를 계속 키우게 되고, 이는 결국 보험료 원가 구조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가 내는 보험료에 간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즉 시책비 경쟁의 최종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 구조다.

시책비와 특별이익 제공의 경계

시책비는 회사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계약자에게 직접 이익을 주는 특별이익 제공과는 구분된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 둘의 경계가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 — 설계사가 받은 시책비의 일부를 다시 계약자에게 "리베이트" 형태로 돌려주는 경우다. "제가 시책 받는 거 있으니까 고객님께 상품권으로 돌려드릴게요"라는 식의 관행은, 시책비라는 정상적인 인센티브 구조를 특별이익 제공이라는 위법 행위로 변질시키는 전형적인 경로다.

시책비가 신입 설계사에게 미치는 압박

시책비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는, 신입이거나 실적이 부진한 설계사일수록 시책비를 노리고 무리하게 계약을 늘리려는 압박을 받기 쉽다. 이런 압박 속에서 적합성 진단을 형식적으로 처리하거나, 부당권유의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관리자나 지점 차원에서 "이번 시책 놓치지 말라"는 독려가 지나치면, 이는 조직적으로 불완전판매를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감독당국의 대응 흐름

시책비의 과열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앞선 4화에서 다룬 모집수수료 개편(1200%룰 등)의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수수료 체계 전반을 손보려는 흐름은 결국 시책비와 같은 편법적 인센티브가 설 자리를 좁히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규제가 강화될수록 업계는 새로운 형태의 인센티브를 고안해내는 경향이 있어, 이 영역은 규제와 우회가 반복되는 구조를 보인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시책비 정보의 비대칭

시책비가 얼마인지, 어떤 상품에 걸려 있는지는 회사 내부 공지로만 전달되고 계약자는 이를 전혀 알 방법이 없다. 이 정보 비대칭이 시책비 문제를 특히 까다롭게 만드는 지점이다 — 고객은 자신에게 권유된 상품이 정말 자신에게 맞아서인지, 아니면 이번 달 시책이 걸려서인지 구분할 방법이 원천적으로 없다. 일부 해외 금융시장에서는 판매자의 인센티브 구조를 소비자에게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의 보험 시장에서 이런 공시 의무가 어느 수준으로 도입되어 있는지는 감독규정 확인이 필요한 영역이다.

고객이 알 수 있는 신호

고객 입장에서 시책비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신호는 참고할 수 있다. 설계사가 특정 시기에 유독 하나의 상품을 강하게 권유하거나, "이번 달까지만 이 조건"이라며 서두르는 태도를 보인다면, 그 뒤에 시책비 마감이라는 내부 사정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일수록 적합성 진단 결과와 권유 상품이 정말 일치하는지 스스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이 상품인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성급한 결정을 한 번 걸러낼 수 있다. 좋은 상품이라면 다음 달에 다시 검토해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면 충분하다.

GA와 보험회사 사이의 시책비 이중 구조

GA 소속 설계사의 경우, 시책비가 보험회사에서 GA로, GA에서 다시 설계사로 두 단계를 거쳐 전달되는 구조가 흔하다. 이 과정에서 GA가 중간에서 일부를 조정하거나 재분배하는 경우가 있어, 설계사 입장에서는 실제 받는 시책비가 보험회사가 공지한 원래 금액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불투명성은 설계사와 GA 사이의 신뢰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고, 동시에 "왜 이 상품을 특히 강하게 권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설계사 스스로도 명확히 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단기 실적과 장기 유지율의 긴장 관계

시책비는 대체로 단기간(월, 분기)의 신규 계약 건수를 기준으로 설계된다. 이 구조는 설계사가 계약의 장기 유지 가능성보다 당장의 체결 건수에 집중하게 만드는 유인을 만든다. 시책비를 노리고 급하게 체결된 계약일수록 1~2년 내 해지율이 높다는 것이 업계에서 종종 지적되는 경향인데, 이는 결국 고객에게도, 뒤에 그 계약을 이어받는 후임 설계사에게도, 보험회사의 장기 손익에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다.

실무 체크리스트

  • 시책비가 큰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권유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는다.
  • 받은 시책비를 계약자에게 되돌려주는 형태의 리베이트를 하지 않는다.
  • 시책 마감 시기에 실적 압박으로 적합성 진단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 GA를 거치는 구조라면 시책비 지급 방식과 조건을 계약 전에 명확히 확인해 둔다.

한 줄 정리

시책비는 회사의 정당한 영업 전략일 수 있지만, 그 무게가 설계사의 권유를 왜곡하는 순간 고객은 상품이 아니라 인센티브 구조의 결과물을 떠안게 된다 — 그것도 본인은 그 구조의 존재조차 모른 채로 — 이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것이 이 시리즈가 이 화를 따로 다루는 이유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닌 독립 정보이며, 특정 상품·회사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시책비 관련 규제·수수료 체계의 세부 내용은 금융당국 최신 자료에서 확인하세요.

다음 화에서는 시책비 문제의 제도적 대응이라 할 수 있는 모집수수료 개편의 의미를 다룬다 — 설계사 수수료는 왜 한 번에 몰아주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나눠 지급되도록 바뀌었는가.

출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모집질서 관련 보도자료(확인 필요) · 보험업법(특별이익 제공 금지 관련 조항) ·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시책 운영 자율규제(확인 필요)

일러두기 — 이 글은 정보 제공과 학습을 위한 콘텐츠입니다. 특정인의 사정을 고려한 의학적 진단·치료, 투자·세무·법률 자문이나 보험상품의 권유·추천이 아니며, 인용한 수치·제도는 발행 시점 기준이라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건강·투자·세무·법률에 관한 실제 판단이 필요하면 의료진·세무사·변호사 등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내용의 오류를 발견하시면 하단 연락처로 알려 주세요 — 확인 후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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