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퇴직금 한도 — CEO플랜이 실제로 무너지는 지점
정관과 지급규정이 없으면 절세 설계 전체가 근로소득으로 바뀐다
5화에서 법인 보험의 네 가지 관문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그 관문을 다 통과해도 마지막에 무너지는 지점이 하나 남아 있습니다. 출구입니다. CEO플랜의 종착지는 결국 퇴직금인데, 그 퇴직금에 세법상 한도가 걸려 있고 그 한도를 정하는 것이 정관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2026년 8월 기준이며, 관련 규정은 개정 이력이 있으므로 실행 전 최신 법령과 세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왜 퇴직금으로 받으려 하는가
먼저 이 설계의 동기부터 정확히 봅니다. 퇴직소득이 유리한 이유는 셋입니다.
① 분류과세입니다. 퇴직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되지 않고 따로 계산됩니다. 급여로 받으면 종합소득에 합산되어 높은 누진세율을 받지만, 퇴직소득은 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② 근속연수공제가 있습니다. 오래 근무했을수록 공제가 커집니다.
③ 연분연승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여러 해에 걸쳐 쌓인 소득이라는 성격을 반영해, 나누어 세율을 적용한 뒤 다시 곱하는 방식입니다. 누진세율의 부담이 완화됩니다.
그래서 같은 돈이라도 급여나 상여로 받는 것보다 퇴직금으로 받는 것이 세 부담이 훨씬 작습니다. 법인 자금을 대표 개인에게 이전하는 통로로 퇴직금이 선택되는 이유입니다.
관문 ① 법인세법 — 손금으로 인정되는가
첫 번째 벽은 법인 쪽입니다. 법인이 임원에게 지급한 퇴직급여가 비용(손금)으로 인정되는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 규정이 있으면 → 그 규정에 따른 금액
- 규정이 없으면 → 법정 산식: 퇴직 전 1년간 총급여 × 1/10 × 근속연수
핵심은 정관이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정관 또는 정관에서 위임한 퇴직급여지급규정에 배수를 정해 두면 그 금액까지 손금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정관에 아무 규정이 없으면 법정 산식이 적용되고, 그 산식은 대체로 낮은 금액이 나옵니다. 한도를 넘어 지급한 부분은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아, 법인세가 추가로 발생합니다.
관문 ② 소득세법 —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는가
두 번째 벽은 개인 쪽입니다. 법인에서 손금으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받는 사람에게 전액이 퇴직소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세법은 임원의 퇴직소득 한도를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근무기간과 평균급여를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에 일정 배수를 곱한 것이 한도이며, 이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은 근로소득으로 봅니다.
여기서 두 관문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 구분 | 근거 | 초과 시 결과 |
|---|---|---|
| 손금산입 한도 | 법인세법 | 법인의 비용 부인 → 법인세 증가 |
| 퇴직소득 한도 | 소득세법 | 근로소득으로 재분류 → 개인 소득세 증가 |
두 한도는 별개로 작동합니다. 정관을 잘 만들어 법인 쪽을 통과해도 소득세법상 한도를 넘으면 개인 쪽에서 걸립니다. 그리고 근로소득으로 재분류되면 앞서 본 분류과세·근속연수공제·연분연승의 이점이 전부 사라집니다.
한 가지 더. 이 배수는 기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 이력이 있습니다. 근무기간 전체에 단일 배수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구간별로 나누어 계산하므로, 오래 근무한 임원일수록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구체적 배수와 구간은 반드시 최신 법령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관이 사후에 만들어졌을 때
실무에서 가장 자주 터지는 지점입니다.
퇴직을 앞두고 급하게 정관을 개정하거나 퇴직급여지급규정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규정이 존재하게 되지만, 그 규정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전에 마련된 것인지가 문제됩니다.
확인되는 항목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가 적법하게 이뤄졌는가
- 의사록과 관련 서류가 존재하는가
- 규정이 퇴직 직전에 특정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닌가
- 다른 임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가
세무조사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보험 상품이 아니라 언제나 법인의 서류입니다. 5화에서 강조한 문장이 여기서 다시 반복됩니다.
숫자로 보면
단순화한 예로 두 관문의 효과를 확인합니다. 근속 20년, 퇴직 전 3년 평균 연봉 2억 원인 대표에게 퇴직금 20억 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합니다(설명을 위한 가정치이며, 실제 한도 산식과 배수는 최신 법령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관에 규정이 없는 경우 - 법인세법상 손금 한도: 2억 원 × 1/10 × 20년 = 4억 원 - 초과 16억 원 → 법인의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음 → 법인세 추가 부담 - 개인 쪽에서도 퇴직소득 한도를 넘는 부분은 근로소득으로 재분류 - 결과: 법인과 개인 양쪽에서 동시에 추징
정관에 적법한 규정이 있는 경우 - 규정에 따른 금액까지 손금 인정 - 다만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는 별도로 적용됨 - 그 한도를 넘는 부분은 여전히 근로소득
두 경우를 비교하면 정관 유무가 법인세 쪽 결과를 가르고, 소득세법 한도가 개인 쪽 결과를 가릅니다. 어느 하나만 챙기면 반쪽입니다.
그리고 근로소득으로 재분류되면 그 해의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최고 세율 구간에 걸립니다. 절세를 목적으로 한 설계가 오히려 가장 무거운 과세로 끝나는 구조가 여기서 완성됩니다.
보험이 여기 어떻게 걸리는가
이제 보험과 연결합니다. CEO플랜의 전형적 구조는 이렇습니다.
- 법인이 계약자·수익자, 대표가 피보험자인 보험에 가입
- 법인 자금으로 보험료 납입, 일부는 자산·일부는 비용으로 처리
- 대표 퇴직 시점에 계약을 대표 개인 명의로 이전하거나 해지환급금을 재원으로 퇴직금 지급
3번에서 세 가지가 동시에 확인됩니다.
- 그 금액이 퇴직급여 한도 안인가 (법인세법)
- 그 금액이 퇴직소득 한도 안인가 (소득세법)
- 계약을 개인에게 이전할 때의 평가액은 얼마인가
세 번째가 별도 쟁점입니다. 보험계약을 법인에서 개인으로 넘길 때 그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과세 대상 금액이 달라집니다. 해지환급금이 낮은 시점에 이전하면 유리하다는 식의 접근이 논의되기도 하는데, 이런 구조는 실질과세 원칙과 부딪힐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제안서를 받았을 때 물어야 할 것
이 설계를 권유받는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입니다. 5화의 네 관문에 이번 화의 두 한도를 더한 것입니다.
- 수익자가 법인으로 되어 있습니까. 임원 개인이면 보험료가 급여로 처리됩니다.
- 보험료 중 손금 처리되는 비율이 얼마입니까. 전액이 비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 우리 회사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 규정이 있습니까. 없다면 지금 만드는 절차부터입니다.
-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를 계산해 주실 수 있습니까. 법인 쪽 한도와 별개입니다.
- 계약을 개인에게 이전할 때 평가액은 어떻게 산정됩니까.
- 이 계산에 쓰인 법령의 기준 시점이 언제입니까.
여섯 개 중 3~6번에 답하지 못하는 제안은 상품 설명이지 설계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질문들에 답하려면 세무 쪽 확인이 필요하므로, 제안하는 쪽에 세무 검토를 함께 요청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이 구조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요건을 갖추면 정당한 절세입니다. 문제는 요건을 설명하지 않고 결과만 보여 주는 제안입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정관에 임원 퇴직급여 규정이 있는가. 없다면 법정 산식이 적용됩니다.
- 규정이 있다면 언제, 어떤 절차로 만들어졌는가. 의사록이 남아 있는지 확인합니다.
-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를 별도로 계산했는가. 법인 쪽만 보면 절반만 본 것입니다.
- 계약 이전 시점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이 모든 것을 퇴직 직전이 아니라 지금 정리했는가.
마지막 항목이 전부입니다. 이 설계는 10년, 20년 앞을 보고 서류를 갖춰 두는 일이지, 퇴직을 앞두고 급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안서에 적힌 절세 효과는 그 서류가 전부 갖춰져 있다는 전제 위의 숫자입니다.
다음 화에서는 같은 퇴직 재원을 다른 각도에서 봅니다. DB·DC·IRP와 퇴직소득세 구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