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플랜' 절세, 그 말만 믿지 마라
수익자·손금·정관 — 요건 하나만 틀려도 추징
법인 대표를 만나면 한 번쯤 듣는 제안이 있습니다. "법인 자금으로 보험료를 내면 손금 처리되고, 나중에 대표님 개인 명의로 가져와 퇴직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확 줄어듭니다." 구조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문장에는 네 개의 세법 관문이 생략돼 있고, 그중 하나만 어긋나도 절세는 추징으로 뒤집힙니다. 세무조사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나 보험 상품이 아니라 법인의 서류입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관문 ① 수익자가 누구인가 — 손금이냐 급여냐
가장 먼저 갈리는 지점입니다.
- 계약자 = 법인, 피보험자 = 임원, 수익자 = 법인. 이 구조라야 법인의 보험으로 인정받는 출발선에 섭니다.
- 수익자가 임원 개인이면, 법인이 낸 보험료는 법인의 비용이 아니라 그 임원에게 지급한 급여(근로소득)로 봅니다.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다면 미납 세액에 가산세까지 따라옵니다.
"손금 처리된다"는 말은 수익자를 법인으로 두었을 때만 논의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제안서에서 수익자란부터 확인하십시오.
관문 ② 보험료 전액이 비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수익자를 법인으로 제대로 두었다 해도, 낸 보험료 전부가 그해 비용이 되지는 않습니다. 성격에 따라 쪼개집니다.
- 저축성(적립) 부분 — 해약하면 돌아오는 돈입니다. 비용이 아니라 법인의 자산(보험료적립금)으로 계상합니다.
- 보장성(위험보험료·사업비) 부분 — 소멸되는 성격이므로 손금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법인세법이나 그 시행령에 "보장성보험료는 손금"이라고 못 박은 조문은 없습니다. 근거는 법인세법 제19조의 일반원칙(사업 관련성과 통상성)이고,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국세청 예규와 판례로 쌓여 온 것입니다. 시장에서 "시행령에 규정돼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자료를 만난다면 그 자료의 정확도를 의심해야 합니다. 법령이 아니라 해석에 기대고 있다는 뜻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만기환급금이 있는 저축성 성격이 강한 계약일수록 손금 처리되는 비중은 작아집니다. "법인 보험료는 전액 비용"이라는 설명은 대체로 사실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 구분은 상품 설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가입 전에 회계처리 방식을 문서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관문 ③ 법인 자금이 대표 개인에게 흘러가면 — 가지급금
법인이 낸 돈이 대표 개인의 이익으로 귀속되는 구조라면, 세법은 이를 업무와 무관한 자금 유출로 봅니다. 결과는 가지급금입니다.
- 법인에는 인정이자가 익금으로 잡혀 법인세가 늘어납니다.
- 차입금이 있다면 그에 대응하는 지급이자가 손금불산입됩니다.
- 정리되지 않은 채 남으면 대표에 대한 상여로 처분돼 근로소득세가 추가됩니다.
가지급금은 한 번 생기면 해마다 이자가 붙어 자라는 부채입니다. 절세를 위해 시작한 계약이 매년 세금을 만들어 내는 상태로 뒤집히는 전형적인 경로입니다.
관문 ④ 퇴직 시 '현물 지급' — 여기서 대부분 무너진다
CEO플랜의 결말은 보통 이렇습니다. 대표가 퇴직할 때 계약자를 법인에서 대표 개인으로 변경하고, 이를 퇴직금의 일부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퇴직소득은 근속연수공제와 연분연승 방식 덕분에 근로소득보다 세 부담이 낮으므로 여기까지의 발상은 합리적입니다. 문제는 요건입니다.
(1) 지급액 평가 계약을 넘기는 것은 현물 지급입니다. 퇴직급여로 인정되는 금액은 명의 변경 시점의 해약환급금 상당액으로 평가됩니다. 그동안 납입한 보험료 총액이 아닙니다. 이 둘의 차이를 모른 채 설계된 사례가 많습니다.
(2) 정관 또는 정관이 위임한 규정 임원 퇴직급여는 정관에 정한 금액 또는 정관이 위임한 퇴직급여규정에 따른 금액만 손금으로 인정됩니다. 규정이 없으면 법인세법 시행령이 정한 기본 한도(재직기간 1년당 최근 1년간 총급여의 10분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로 축소되고, 초과분은 손금불산입됩니다. 서류가 없으면 설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3) 소득세법상 임원 퇴직소득 한도 법인 단계에서 손금으로 인정받았다 해도, 임원 개인 단계에는 별도의 퇴직소득 한도가 있습니다. 이 한도를 넘는 금액은 퇴직소득이 아니라 근로소득으로 과세됩니다. 2020년 이후 근무기간에 대해서는 배수가 축소돼 적용되고 있으므로(적용 배수와 산식은 최신 소득세법 제22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오래전에 짜 둔 설계일수록 지금 기준으로 다시 계산해 봐야 합니다.
(4) 퇴직 직전 정관 개정은 위험 신호 퇴직을 앞두고 갑자기 퇴직급여 지급 배수를 크게 올리는 정관 개정은 조사에서 가장 먼저 지적되는 항목입니다.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 될 수 있고, 실질적으로 이익을 분여한 것으로 재구성될 수 있습니다. 규정은 필요해지기 한참 전에, 합리적인 수준으로 정비해 두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5) 실제로 퇴직했는가 대표이사직을 유지한 채 형식상 퇴직 처리만 하는 경우, 퇴직 사실 자체가 부인될 수 있습니다. 등기·직책·보수·실제 업무 수행이 일관돼야 합니다.
중도에 깨면 어떻게 되는가
법인이 계약을 중도 해지하면, 받은 해약환급금이 그동안 자산으로 계상한 보험료적립금을 넘는 부분만큼 법인의 이익으로 잡혀 법인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손실이 나면 손금이 되지만, 어느 쪽이든 "법인 통장에 넣어 둔 돈"과는 다릅니다. 고액·장기 계약을 법인 현금흐름 검토 없이 시작했다가 자금난에 해지하면서 세금까지 얹는 사례가 실제로 나옵니다.
특히 2026년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법인세율이 전 구간 1%p 인상됐습니다(과세표준 2억 원 이하 10%, 200억 원 이하 20%, 3,000억 원 이하 22%, 3,000억 원 초과 25%). 해지 시 잡히는 이익에 붙는 세금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예전에 짜 둔 시뮬레이션이 있다면 지금 세율로 다시 계산해 보십시오.
관문별 정리
| 관문 | 어긋났을 때의 결과 |
|---|---|
| 수익자를 임원 개인으로 지정 | 보험료가 근로소득 — 원천징수 누락 시 가산세 |
| 저축성 부분까지 전액 손금 처리 | 손금불산입 — 법인세 추징 |
| 법인 자금이 대표 개인에게 귀속 | 가지급금 — 인정이자 익금산입, 지급이자 손금불산입, 상여 처분 |
| 퇴직급여 규정 없이 현물 지급 | 한도 초과분 손금불산입 |
| 임원 퇴직소득 한도 초과 | 초과분 근로소득으로 과세 |
| 퇴직 직전 정관 개정 | 부당행위계산부인 위험 |
가입 전에 확인할 것
-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는 각각 누구로 설정됩니까? 수익자가 법인이 맞습니까?
- 납입 보험료 중 손금으로 처리되는 금액과 자산으로 계상되는 금액은 각각 얼마입니까?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 우리 법인에 임원 퇴직급여규정이 있습니까? 정관에 근거 조항이 있습니까? 언제 제정·개정됐습니까?
- 지금 기준으로 대표의 퇴직소득 한도는 얼마이고, 예상 해약환급금은 그 한도 안에 들어옵니까?
- 이 보험료를 앞으로 10년 이상 납입할 법인 현금흐름이 확보돼 있습니까? 중도 해지 시 세 부담은 얼마입니까?
- 이 설계를 우리 법인의 세무 대리인이 검토했습니까? 판매자와 검토자는 분리돼야 합니다.
한 줄 정리
CEO플랜의 성패는 보험 상품이 아니라 정관·퇴직급여규정·회계처리라는 세 장의 서류에서 갈립니다. 서류가 없으면 절세 설계가 아니라 미래의 추징 스케줄입니다.
이 글은 특정 상품을 권유하지 않는 독립 정보입니다. 한도·배수·산식은 최신 법령에서 확인하고, 개별 설계는 반드시 법인의 세무 대리인과 함께 검토하세요.
근거 조문 - 법인세법 제19조(손금의 일반원칙) 및 시행령 제44조(임원 퇴직급여 손금산입 한도),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 법인 보험료의 손금 처리는 개별 법령 조문이 아니라 국세청 예규·판례에 따른 해석 영역 - 법인세법상 업무무관 가지급금 관련 인정이자·지급이자 규정 - 소득세법 제22조(퇴직소득) 임원 퇴직소득 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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