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2max — 사망률과 가장 강하게 붙는 한 숫자
하나만 재야 한다면 이것
VO2max — 사망률과 가장 강하게 붙는 한 숫자
하나만 재야 한다면 이것 | 건강 설계 200 54화
이 지표가 특별한 이유
건강 상태를 하나의 숫자로 요약할 수 있다면 무엇일까. 후보가 여럿 있지만, 사망률과의 연관 강도로 따지면 심폐지구력이 앞줄에 선다.
심폐지구력을 재는 표준 지표가 최대산소섭취량이다. 몸이 단위 시간당 사용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량이고, 체중당 값으로 표현한다.
대규모 관찰연구들에서 이 값이 낮은 집단과 높은 집단 사이의 사망률 차이가 흡연이나 당뇨 같은 주요 위험인자와 비교할 만한 크기로 보고돼 왔다. 그리고 곡선에 상한이 뚜렷하지 않다는 결과도 있다 — 높을수록 계속 유리했다는 것이다.
무엇을 재는 것인가
이 값은 여러 계통의 통합 성능이다.
- 폐가 산소를 받아들이고
- 심장이 그것을 실어 나르고
- 혈관이 근육까지 배달하고
- 근육의 미토콘드리아가 그것을 써서 에너지를 만든다
어느 한 곳이 약하면 값이 낮아진다. 그래서 이 숫자는 몸 전체의 통합 예비력에 가깝다. 단일 장기의 지표가 아니라는 점이 예측력이 강한 이유로 거론된다.
왜 사망률과 붙나
몇 가지 설명이 함께 작동한다.
첫째, 예비력이다. 병에 걸렸을 때, 수술을 받을 때, 나이가 들었을 때 버틸 여유가 얼마나 있는지를 반영한다. 실제로 수술 전 심폐지구력이 수술 후 결과를 예측한다는 연구들이 있다.
둘째, 위험인자들의 통합 표지다. 흡연, 비만, 당뇨, 좌식 생활이 모두 이 값을 떨어뜨린다.
셋째, 개선하면 위험이 실제로 내려간다. 관찰연구에서 시간에 따라 값이 개선된 사람들의 사망률이 낮았다. 단순한 표지가 아니라 개입 가능한 지표라는 뜻이다. 다만 이것도 관찰이며, 심폐지구력 개선 자체를 무작위배정한 장기 사망 시험은 없다.
나이와 함께 어떻게 변하나
성인기 이후 10년마다 대략 10% 안팎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활동량이 적으면 감소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서 실용적으로 중요한 관점이 나온다. 지금의 값이 아니라 앞으로의 궤적이다.
나이가 들면 일상 활동에 필요한 최소 수준이 있다. 계단을 오르고, 짐을 들고, 버스를 타는 데 필요한 능력이다. 현재 값이 높으면 그 최소선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유가 길고, 낮으면 짧다.
즉 40대의 심폐지구력은 40대의 건강이 아니라 70대의 이동 능력을 예고한다. 9부(노화)에서 반복될 주제다.
어떻게 재나
정확한 측정 — 운동부하검사 중 호기가스를 분석하는 방식이 표준이다. 정확하지만 장비와 인력이 필요하다.
운동 검사 기반 추정 — 트레드밀이나 자전거 부하 검사에서 도달한 단계로 추정한다. 임상에서 널리 쓰인다.
현장 검사 — 정해진 시간 동안 달린 거리, 정해진 거리를 달린 시간, 계단 오르기, 6분 걷기 등으로 추정한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반복 측정에 유용하다.
웨어러블 추정 — 심박과 속도 데이터로 추정한다. 절대값의 정확도는 제한적이지만, 같은 기기로 같은 조건에서 본 변화 추세는 유용할 수 있다(192화).
실용적인 자가 지표
정확한 측정이 어려울 때,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대리 지표들이 있다.
- 계단을 몇 층까지 쉬지 않고 오르나. 그리고 그때 대화가 가능한가.
- 평지에서 빠르게 걸을 때 대화가 되나.
- 일정 거리를 걷거나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의 변화.
- 같은 운동 강도에서의 심박수 변화. 같은 속도에서 심박이 낮아지면 개선된 것이다.
절대값보다 변화를 본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얼마나 올릴 수 있나
훈련으로 개선 가능하다. 개선 폭은 개인차가 크고, 시작 시점의 값이 낮을수록 개선 폭이 크다.
몇 주 단위로 변화가 시작되고, 몇 달에 걸쳐 축적된다. 유전적 반응 차이가 크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같은 훈련을 해도 크게 개선되는 사람과 거의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응이 적어도 다른 이득은 그대로 온다는 점이다. 혈압, 혈당, 기분, 근력, 수면. 심폐지구력 수치가 안 올라도 운동을 그만둘 이유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올리나
55~57화에서 자세히 다루지만 요약하면 두 축이다.
- 총량 — 낮은 강도의 지속적 유산소 운동이 기반을 만든다(56화)
- 강도 — 짧은 고강도 자극이 상한을 올린다(57화)
일반적으로 낮은 강도의 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고강도는 소량인 구성이 권장된다. 이것은 지구력 종목 훈련에서 오래 관찰된 패턴이다.
이 숫자에 매달리지 않기
마지막으로 균형을 잡는다. 이 지표가 강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의 숫자에 건강을 환원하면 다른 것이 보이지 않는다.
- 근력과 근육량은 별개의 축이다(58화). 심폐지구력이 좋아도 근감소증이 올 수 있다.
- 균형과 유연성도 별개다(62·63화).
- 그리고 심폐지구력이 낮아도 시작할 수 있다. 곡선의 초반이 가장 가파르다(53화).
측정은 시작을 돕는 도구이지 자격 요건이 아니다. 재지 않아도 운동은 할 수 있고, 이득도 그대로다.
한국에서 이 값을 접할 수 있는 자리
실용적인 정보를 덧붙인다. 정식 심폐운동부하검사는 국내에서 대학병원과 일부 검진기관에서 받을 수 있고, 심혈관 증상 평가 목적으로 시행되는 운동부하검사와는 목적이 다르다.
일반 건강검진에서는 대개 이 값을 재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심폐지구력을 숫자로 알지 못한 채 지낸다. 가장 강한 예측 지표가 가장 덜 측정되는 지표라는 역설이 여기 있다.
그렇다고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11화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이 숫자가 내 행동을 바꾸는가가 기준이다. 이미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면 값을 몰라도 할 일은 같다.
값이 유용해지는 자리는 따로 있다. 추세를 볼 때, 수술 전 위험을 평가할 때, 그리고 동기가 필요할 때다. 특히 마지막 항목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편이 좋다 — 숫자가 개선되는 것을 보는 경험은 실제로 지속률을 높인다.
근력과 함께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지표를 절대화하지 않기 위해 한 가지를 덧붙인다. 심폐지구력과 근력은 서로 다른 축이고 서로를 대체하지 않는다.
장거리 달리기를 오래 한 사람이 근감소증에 빠지는 경우가 있고, 근력이 좋은 사람이 계단 두 층에서 숨이 차는 경우가 있다. 두 능력은 다른 조직과 다른 적응 경로를 쓴다.
노년의 기능을 예측할 때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을 말해 준다. 심폐지구력은 "얼마나 오래 버티나"를, 근력은 "일어설 수 있나"를 말한다. 둘 다 필요하고, 나이가 들수록 후자의 즉각성이 커진다(151화).
그래서 4부는 두 축을 나란히 다룬다. 하나만 하는 사람은 절반만 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
- 핵심 — 심폐지구력은 여러 계통의 통합 예비력을 반영하며 사망률과의 연관이 매우 강하다. 현재 값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궤적이고, 40대의 값이 70대의 이동 능력을 예고한다.
- 근거 등급 — [코호트] 사망률과의 강한 역상관과 개선 시 위험 감소는 대규모 관찰연구에서 확인됐다. 심폐지구력 개선을 무작위배정한 장기 사망 시험은 없다.
- 내가 할 것 — 정확한 측정이 어려우면 계단 오르기, 같은 속도에서의 심박수 같은 자가 지표로 변화를 본다. 절대값이 아니라 추세를 기록한다.
- 모르는 것 — 훈련 반응의 유전적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개선 자체가 인과적으로 사망률을 낮추는지, 그리고 연령별 최적 목표치가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