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정리 — 이름 붙은 식단들의 공통분모
싸우는 진영들이 실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3부 정리 — 이름 붙은 식단들의 공통분모
싸우는 진영들이 실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 건강 설계 200 52화
3부가 한 이야기
29화부터 51화까지, 3부는 영양에 관한 23화를 썼다. 그런데 결론을 모아 보면 놀랄 만큼 적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라 정직한 결과다. 29화에서 예고한 대로, 이 분야는 근거가 무르고 확실한 것이 적다. 확실한 것을 확실하다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면 남는 목록이 짧아진다.
이름 붙은 식단들을 나란히 놓으면
지중해식, 저탄수화물, 채식, 팔레오, 저지방, 고단백. 서로 우월성을 주장하며 싸운다. 그런데 각각의 실제 권고를 나란히 놓으면 겹치는 부분이 대부분이다.
거의 모든 식단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들:
- 채소를 늘려라
- 가공을 덜 거친 식품 위주로 먹어라
- 당이 든 음료를 줄여라
- 초가공식품을 줄여라
- 단백질을 충분히 확보해라
- 집에서 조리하는 비중을 늘려라
- 술을 줄여라
싸우는 부분은 그 다음이다.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 곡물을 먹을 것인가, 동물성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공통분모는 근거가 두껍고, 싸우는 부분은 근거가 얇다. 이 대응이 우연이 아니다. 근거가 두꺼운 것은 논쟁이 끝났고, 논쟁이 남은 것은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3부의 결론 목록
근거 등급과 함께 정리한다.
[RCT] 수준 - 당이 든 음료를 줄이면 체중과 대사 지표가 개선된다(43화) - 나트륨을 줄이면 혈압이 내려간다(39화) - 트랜스지방은 지질을 양방향으로 악화시킨다(37화) -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하면 LDL이 내려간다(35화) - 초가공식품 위주 식단에서 자발적 섭취가 늘어난다(40화) - 단백질은 근육 유지·증가와 감량기 제지방 보존에 기여한다(31화) - 식이섬유는 LDL·혈당 반응·변비를 개선한다(34화) - 열량 균형이 체중을 결정한다(30화)
[코호트] 수준 - 통곡물·식이섬유 섭취와 여러 결말의 역상관(33·34화) - 생선 섭취와 심혈관 결말(36화) - 커피와 여러 결말(42화) - 알코올의 해악 곡선(41화, 유전 분석 포함)
[근거 불충분] - 최적 다량영양소 비율(30·33·35화) - 대부분의 개별 식품 효과 - 시간제한식사의 장기 결말(45화) - 대부분의 보충제(50화) - 개인 맞춤 영양(47화)
8개의 원칙
3부 전체를 여덟 줄로 접으면 이렇다.
- 당이 든 음료를 줄인다. 3부에서 효과 대비 난이도가 가장 좋은 단일 항목.
- 가공도가 낮은 쪽으로 옮긴다. 성분이 아니라 형태를 본다.
- 단백질을 확보하고 세 끼에 나눈다. 특히 아침.
- 식이섬유를 늘린다. 잡곡, 콩류, 채소, 통과일.
- 술을 줄인다. 건강을 위한 음주는 근거가 없다.
- 나트륨은 국물에서 줄인다. 한국에서 가장 큰 경로.
- 지방은 종류를 고른다. 총량보다 종류.
- 빼는 것보다 넣는 것을 먼저 설계한다. 금지 목록은 지속되지 않는다.
세 가지 질문으로 대체하기
식품 하나하나를 판단하는 대신 세 질문을 쓰면 대부분의 경우를 커버한다.
- 얼마나 원형에 가까운가(40화)
- 무엇 대신인가(29·35화)
- 이걸 3년 동안 유지할 수 있나(24화)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하다. 3부의 어떤 결론도 유지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3부에서 가장 자주 반복된 오류
- 성분 하나를 지목하기. 그 자리를 무엇이 채우는지가 결과를 정한다.
- 기전에서 곧바로 권고로 가기. 오메가 비율, 자가포식, 항산화가 모두 이 형태였다.
- 관찰연구를 인과로 읽기. 특히 효과 크기가 20~30%일 때.
- 식품의 근거를 성분 보충제로 옮기기. 재현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다.
- 결핍 교정과 정상인의 추가 섭취를 섞기. 대부분의 영양소는 U자 곡선이다.
3부가 답하지 못한 것
- 어떤 식단이 가장 나은가. 장기 결말로 비교한 시험이 없다.
- 개인별 최적 구성. 맞춤 영양은 아직 초기 단계다.
- 한국인 대상 근거. 상당수 결론이 서구 데이터에 기대고 있다.
- 장기 안전성. 특히 새로운 식사 방식들에 대해.
4부로 가기 전에
다음은 운동이다. 그리고 여기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다.
운동은 영양과 달리 근거가 두껍다. 무작위배정이 가능하고, 효과 크기가 크고, 여러 결말에 동시에 걸린다. 3부에서 "아직 모른다"를 반복했다면, 4부에서는 "확인됐다"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대비 자체가 중요한 정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무엇을 먹을까)의 근거가 가장 약하고, 상대적으로 덜 묻는 것(어떻게 움직일까)의 근거가 가장 강하다.
관심의 배분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식단을 미세 조정하는 데 쓰는 시간의 일부를 움직이는 데 쓰면, 기대이득이 훨씬 크다.
3부를 읽고 나서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마지막으로 실행 이야기를 적는다. 3부를 읽고 나서 흔히 생기는 반응은 두 가지인데 둘 다 문제가 있다.
"결국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구나" — 과잉 회의다. 여덟 개의 원칙은 근거가 두껍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중 절반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확실한 것을 안 하면서 불확실한 것을 논쟁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패다.
"그럼 다 바꿔야겠다" — 과잉 실행이다. 여덟 개를 동시에 바꾸면 몇 주 안에 무너진다(23화).
권하는 방식은 이렇다. 여덟 원칙 중 지금 안 하고 있는 것 하나를 고르고, 그것만 8주 유지한다. 자리를 잡으면 다음 하나를 고른다. 1년이면 여섯 개가 바뀐다. 2주에 여덟 개를 바꾸려다 전부 되돌아가는 것보다 결과가 낫다.
그리고 어떤 것부터 고를지 모르겠다면 당이 든 음료다. 3부에서 효과 대비 난이도가 가장 좋은 자리이고, 성공 확률이 높아 다음 단계의 연료가 된다.
한국 독자를 위한 마지막 한 줄
3부의 결론을 한국 식생활에 맞춰 다시 적으면 우선순위가 조금 달라진다. 서구 권고에서 첫 줄에 오는 것들(가공육 줄이기, 설탕 줄이기)보다 국물의 나트륨, 술, 정제 곡물의 비중, 채소는 많은데 단백질이 분산되는 구조가 먼저 걸린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여덟 원칙은 실질적으로 이 넷으로 압축된다. 국물을 남긴다 · 술을 줄인다 · 밥의 절반을 잡곡으로 바꾼다 · 매 끼니에 단백질원을 하나 정한다.
이 넷은 전부 기존 식사 구조를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조정이다. 식단을 갈아엎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실행 가능성 면에서 결정적이다.
정리
- 핵심 — 이름 붙은 식단들의 공통분모는 근거가 두껍고, 싸우는 지점은 근거가 얇다. 3부의 결론은 여덟 줄로 접히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3년 유지 가능성이다.
- 근거 등급 — [RCT]와 [코호트]가 혼재한다. 목록의 각 항목에 등급을 명시했고, 확정되지 않은 것은 [근거 불충분]으로 남겼다.
- 내가 할 것 — 여덟 원칙 중 아직 안 하고 있는 것 하나를 고른다. 세 질문(원형에 가까운가·무엇 대신인가·3년 유지 가능한가)으로 개별 판단을 대체한다.
- 모르는 것 — 최적 식단, 개인별 맞춤 구성, 한국인 대상 근거, 새로운 식사 방식의 장기 안전성이 모두 미해결이다. 3부의 결론이 짧은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