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표시를 읽는 법
한국의 제도를 알면 문구가 다르게 보인다
건강기능식품 표시를 읽는 법
한국의 제도를 알면 문구가 다르게 보인다 | 건강 설계 200 51화
왜 제도를 알아야 하나
50화에서 보충제의 근거를 다뤘다. 그런데 실제 구매 현장에서 마주치는 것은 논문이 아니라 포장의 문구다.
한국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별도의 법과 인정 체계가 있다. 이 구조를 알면 같은 문구가 다르게 읽힌다. 이것은 근거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문해력의 문제다.
세 범주를 구분한다
의약품 — 질병의 예방·치료를 목적으로 하고, 효능·효과를 표시할 수 있다. 임상시험과 허가 절차를 거친다.
건강기능식품 —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로 제조한 식품. 질병의 치료를 표방할 수 없고, "기능성"을 표시한다. 인정받은 원료와 기능성 문구가 정해져 있다.
일반식품 — 기본적으로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다. 다만 일정 요건 아래 제한된 형태의 기능성 표시를 허용하는 제도가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세 범주의 검증 수준이 다르다. 같은 성분이 들어 있어도 어느 범주로 팔리느냐에 따라 요구되는 근거가 다르다.
인정의 두 갈래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는 대체로 두 경로로 인정된다.
- 이미 목록에 등재된 원료 —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일부 널리 쓰이는 원료들. 규격과 기능성 문구가 정해져 있다.
- 개별적으로 인정받은 원료 — 제조사가 자료를 제출해 개별 인정을 받은 것. 인정받은 회사만 쓸 수 있고 기간이 정해진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다. 인정은 "그 기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제출 기준을 충족했다"는 뜻이지, "임상 결말이 개선된다"는 뜻이 아니다. 제출 자료 상당수가 대리지표를 본 소규모 시험이다.
즉 인정 표시는 근거의 하한선이지 상한선이 아니다.
문구를 등급으로 읽기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문구는 표현의 강도가 조절돼 있다. 대략의 감각은 이렇다.
- "~에 필요", "~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표현이 약할수록 근거의 확실성이 낮은 쪽에 배치된 경우가 많다.
- "도움을 줌" — 상대적으로 강한 표현.
정확한 등급 체계와 문구는 제도 개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기 고정하지 않는다. 다만 원칙 하나는 남는다.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효과가 있다"가 아니다.
광고에서 걸러야 할 것
- 질병명이 등장한다 —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치료를 표방할 수 없다. 질병명을 쓰거나 암시하는 광고는 문제 소지가 있다.
- 체험담과 후기 중심 — 2화의 [일화]다. 가장 설득력 있고 가장 약하다.
- "연구 결과"의 출처가 불명확하다 — 어떤 대상에게, 몇 명에게, 얼마 동안, 무엇을 쟀는지가 없으면 판단할 수 없다.
- 전후 사진, 극적 변화
- "의사가 추천" — 개인의 추천은 근거가 아니다.
- 한정 수량·지금만 가격 — 판단을 서두르게 만드는 장치다.
성분표에서 확인할 것
- 기능성 원료의 함량. 총 중량이 아니라 실제 기능성 성분의 양을 본다. 일일 섭취량 대비 얼마인지 확인한다.
- 일일 섭취량과 섭취 방법.
- 주의사항. 여기에 상호작용과 금기가 적혀 있다. 실제로 읽는 사람이 드문 칸이다.
- 다른 제품과의 중복. 여러 제품을 함께 먹으면 같은 성분이 겹쳐 상한을 넘을 수 있다. 종합비타민과 개별 비타민을 함께 먹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해외 직구 제품의 문제
가격 때문에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늘었다. 알아 둘 것이 있다.
- 국내 기준으로 허용되지 않는 원료가 포함될 수 있다.
- 함량 규격이 다르다. 국내 상한을 크게 넘는 고용량 제품이 흔하다.
- 품질 관리와 표시 기준이 다르다.
- 문제가 생겨도 구제 경로가 제한적이다.
특히 체중 감량, 근육 증가, 성기능을 표방하는 제품에서 표시되지 않은 의약품 성분이 검출된 사례들이 반복 보고돼 왔다. 이것은 근거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의 문제다.
이상반응이 생기면
건강기능식품 섭취 후 이상반응이 생기면 신고할 수 있는 창구가 운영된다. 개인의 구제뿐 아니라 집단 신호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간 손상은 특히 주의할 항목이다. 일부 식물 추출물과 관련된 간 손상 사례가 국내외에서 보고돼 왔다. 복용 중 심한 피로, 황달, 소변 색 변화, 우상복부 불편이 생기면 중단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실용적 체크리스트
구매 전에 다섯 개만 확인한다.
- 이 제품이 어느 범주인가 — 건강기능식품인가, 일반식품인가
- 기능성 문구가 무엇인가 — 무엇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적혀 있나
- 그 기능성이 내 목적과 맞나 — 대개 안 맞는다
- 기능성 성분의 함량이 얼마인가
- 지금 먹는 것과 겹치나, 약과 상호작용하나
이 화가 남기는 것
제도를 아는 것의 실용적 가치는 문구의 자동 번역에 있다.
"도움을 줄 수 있음" → "일부 지표에서 효과가 보고된 자료가 제출됐음" "인정받은 기능성" → "제출 기준을 충족했음" "체험담" → [일화] "○○ 성분 함유" → 함량을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 정보도 아님
이 번역을 자동으로 하게 되면, 매대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준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사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
가족에게 권할 때
한 가지 상황을 덧붙인다. 부모님이나 가족이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드시는 경우가 흔하고, 이때 대응이 어렵다.
효과 없는 것을 지적하는 방식은 대개 실패한다. 그 제품은 건강을 위해 무언가 하고 있다는 감각과 연결돼 있고, 그 감각을 부정하면 관계가 상한다.
더 실용적인 접근은 두 가지다. 첫째, 안전 쪽만 확인한다.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 성분 중복, 고용량 여부, 간 손상 관련 성분. 여기에 문제가 있으면 그것은 취향이 아니라 위험이다. 둘째, 대체 행동을 제안한다. 매일 하는 산책, 근력 운동, 정기 검진처럼 근거가 두꺼운 것으로 그 자리를 옮긴다.
빼기보다 바꾸기가 통한다. 3부 전체가 반복해 온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끝으로 제도의 한계를 하나 적는다. 표시 규제는 거짓말을 막는 장치이지 효과를 보증하는 장치가 아니다. 문구가 규정을 지켰다는 것과 그 제품이 나에게 이득이라는 것은 다른 문장이고, 이 둘을 잇는 것은 규제 기관이 아니라 50화의 다섯 질문이다. 제도 문해력은 근거 판단을 대신하지 않고 그 앞단을 정리해 줄 뿐이다.
정리
- 핵심 — 의약품·건강기능식품·일반식품은 요구되는 근거의 수준이 다르다. 기능성 인정은 제출 자료가 기준을 충족했다는 뜻이지 임상 결말이 개선된다는 뜻이 아니며,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효과가 있다"가 아니다.
- 근거 등급 — [기전] 제도 해설이다. 표시되지 않은 의약품 성분 검출과 식물 추출물 관련 간 손상은 국내외 보고 사례에 근거한다.
- 내가 할 것 — 구매 전 다섯 항목을 확인한다. 여러 제품의 성분 중복과 약물 상호작용을 본다. 해외 고용량 제품과 체중·근육·성기능 표방 제품은 특히 조심한다.
- 모르는 것 — 개별 인정 원료들의 장기 임상 결말은 대부분 확인되지 않았다. 제도는 안전과 표시를 관리하지만 효과의 크기를 보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