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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과당 — 간이 처리하는 당

같은 당인데 가는 길이 다르다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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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과당 — 간이 처리하는 당

같은 당인데 가는 길이 다르다 | 건강 설계 200 43화

설탕은 하나가 아니다

우리가 설탕이라 부르는 것은 대개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한 이당류다. 소화되면 둘로 나뉘어 흡수된다.

두 당이 몸에서 가는 길은 다르다.

포도당은 거의 모든 조직이 쓸 수 있다. 혈당을 올리고, 인슐린이 나오고, 근육과 간과 뇌가 나눠 쓴다(14화).

과당은 대부분 간에서 처리된다.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고, 인슐린 분비를 직접 자극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한때 당뇨 환자에게 유리한 당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특성이 오히려 문제의 출발점이 된다.

왜 간이 문제인가

과당이 간에 몰리면 몇 가지 일이 일어난다.

  • 일부는 글리코겐으로 저장된다
  • 일부는 에너지로 쓰인다
  • 남는 분량은 지방으로 전환된다. 이 과정을 새로운 지방 생성이라 부른다

간에서 만들어진 지방은 두 방향으로 간다. 중성지방 형태로 혈액에 나가거나, 간에 남아 쌓인다. 후자가 지방간이다(19화).

여기에 과당 대사가 포도당 대사와 달리 속도 조절 단계가 약하다는 특성이 겹친다. 많이 들어오면 많이 처리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요산이 생성된다. 과당 섭취와 요산 상승의 연관이 여기서 나온다(20화).

그러면 과일도 문제인가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다. 답은 명확한 편이다. 통째로 먹는 과일은 다르다.

이유가 여러 겹이다.

  • 양이 다르다. 사과 한 개의 과당은 탄산음료 한 캔보다 적다.
  • 섬유가 있다. 흡수 속도가 느려지고 간에 한꺼번에 몰리지 않는다(34화).
  • 물과 부피가 있다. 포만감이 생겨 더 먹기 어렵다.
  • 다른 것이 함께 있다. 칼륨, 비타민, 폴리페놀.

관찰연구에서도 통과일 섭취는 대체로 유리한 방향으로 나타난다. 반면 주스는 다르다. 갈거나 짜는 순간 섬유 구조가 무너지고 부피가 줄어, 짧은 시간에 많은 과당이 들어간다.

"과일도 당이니 나쁘다"는 성분 중심 사고의 대표적 오류다. 40화에서 말한 형태의 문제가 여기서도 결정적이다.

당이 든 음료가 특별한 이유

이 시리즈가 반복해서 음료를 첫 번째 조정 항목으로 꼽는 근거를 정리한다.

  • 포만감을 거의 주지 않는다. 액체 열량은 이후 식사량을 줄이지 못한다(26화). [RCT]
  • 빠르게 흡수된다. 씹지 않고, 위를 빠르게 통과한다.
  • 양이 많다. 한 캔에 든 당의 양은 대개 사람들이 짐작하는 것보다 많다.
  • 습관화되기 쉽다. 매일 반복되는 항목이다.

근거도 여기서 가장 두껍다. 당이 든 음료 섭취와 체중 증가, 제2형 당뇨, 지방간, 통풍, 심혈관질환의 연관이 관찰연구에서 일관되고, 개입 연구에서도 체중과 대사 지표에 대한 효과가 확인됐다.

액상과당은 특별히 더 나쁜가

한국에서 자주 논의되는 주제다. 옥수수에서 만든 액상과당이 설탕보다 해롭다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

정리하면, 두 감미료의 과당·포도당 구성비는 크게 다르지 않고, 직접 비교한 연구들에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액상과당이 특별히 더 나쁘다기보다, 당이 든 음료 섭취가 늘어난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쪽이 현재의 다수 해석이다.

실용적 함의는 이렇다. "액상과당 무첨가"라고 적힌 제품이 설탕으로 만들어졌다면 이득이 거의 없다. 표시의 문구가 아니라 총 당 함량을 본다.

얼마나 줄여야 하나

여러 보건기구가 첨가당 섭취 상한을 권고한다. 대체로 총 열량의 10% 미만을 기준으로 하고, 추가 이득을 위해 5% 미만을 제안하기도 한다.

첨가당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을 구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유의 유당이나 과일의 당은 이 계산에 대체로 포함되지 않는다.

구체적 수치는 기관과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기 고정하지 않는다. 방향만 적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권고보다 많이 먹고 있고, 그중 상당 부분이 음료에서 온다.

숨어 있는 당

한국 식단에서 당이 들어오는 경로는 디저트만이 아니다.

  • 양념 — 고추장, 불고기 양념, 소스류에 당이 들어간다
  • 음료 — 커피 음료, 이온음료, 과일 음료, 유산균 음료
  • 가공식품 — 시리얼, 요거트, 빵, 소스
  • 건강해 보이는 것들 — 과일청, 꿀, 조청, 시럽. 이것들도 첨가당이다. 미량영양소가 조금 더 들어 있을 뿐 대사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하다. 천연 감미료라는 표현이 대사적 무해함을 뜻하지 않는다.

성분표 읽는 법

  • 영양성분표의 당류를 본다. 다만 여기에는 자연 존재 당도 포함될 수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 원재료명에서 당의 여러 이름을 찾는다. 설탕, 과당, 포도당, 물엿, 올리고당, 시럽, 농축액, 당밀 등. 여러 이름으로 나눠 표기하면 각각의 순위가 내려가 눈에 덜 띈다.
  • 1회 제공량 기준을 확인한다. 한 병이 2회분으로 표기된 경우가 흔하다.

줄이는 순서

  1. 당이 든 음료를 먼저 바꾼다. 물, 탄산수, 무가당 차. 이 하나만으로 상당한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2. 커피 음료의 시럽을 줄인다.
  3. 간식을 통과일·견과류로 바꾼다.
  4. 양념과 소스를 확인한다.
  5. 미각 적응을 기다린다. 단맛에 대한 감각은 몇 주에 걸쳐 조정된다.

한 번에 끊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실패율이 낮다. 그리고 완전히 없앨 필요도 없다. 40화에서 말한 대로 비율의 문제다.

아이들의 경우

한 가지 덧붙인다. 어린 시절의 단맛 노출이 이후 선호를 형성한다는 관찰들이 있다. 가정에서 음료로 무엇을 두느냐가 장기적으로 큰 변수가 된다.

이것은 훈육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설계의 문제다. 집에 없는 것은 마시지 않는다(26화).

무설탕 표시와 대체 경로

마지막으로 표시 문제를 하나 짚는다. "무설탕"이나 "설탕 무첨가"라고 적힌 제품이 반드시 당이 적은 것은 아니다.

  • 과일 농축액이나 시럽으로 단맛을 낸 경우 — 대사적으로는 첨가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 당알코올이나 감미료로 대체한 경우 —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44화)
  • 당은 없지만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경우 — 혈당 반응은 여전히 크다

그래서 확인은 언제나 영양성분표의 당류 함량과 원재료명 순서에서 한다. 앞면의 문구는 마케팅 언어이고, 뒷면의 표는 규제된 정보다. 앞면과 뒷면이 다른 이야기를 할 때 뒷면이 맞다.

정리

  • 핵심 — 과당은 주로 간에서 처리되어 남는 분량이 지방으로 전환되고, 이것이 지방간·중성지방·요산 상승과 연결된다. 그러나 통과일은 양·섬유·부피 때문에 다른 음식이며, 문제의 중심은 당이 든 음료다.
  • 근거 등급 — [RCT]와 [코호트] 당이 든 음료와 체중·대사 지표의 관계는 개입과 관찰이 일치한다. 액상과당이 설탕보다 특별히 해롭다는 주장은 직접 비교에서 지지되지 않았다.
  • 내가 할 것 — 당이 든 음료를 첫 번째 조정 항목으로 삼는다. 과일은 통째로 먹고 주스는 음료로 센다. 과일청·꿀·시럽도 첨가당으로 계산한다.
  • 모르는 것 — 첨가당의 안전 상한이 개인마다 어디인지, 과당의 대사 영향이 활동량과 근육량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가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