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의 생리 — 몸은 왜 되돌아가나
의지의 문제로 보면 매번 진다
체중 감량의 생리 — 몸은 왜 되돌아가나
의지의 문제로 보면 매번 진다 | 건강 설계 200 24화
가장 흔한 실패, 가장 흔한 오해
체중을 줄이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많다. 유지하는 사람은 훨씬 적다. 여러 추적 연구에서 감량한 체중의 상당 부분이 몇 년에 걸쳐 되돌아오는 것이 반복 관찰됐다.
이 현상에 붙는 흔한 해석은 "의지가 약해서"다. 그런데 이 해석은 관찰되는 생리적 변화를 설명하지 못한다. 체중이 줄면 몸에서 실제로 여러 가지가 변하고, 그 변화들이 전부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가리킨다.
몸이 하는 세 가지 반응
첫째,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 체중이 줄면 유지에 필요한 열량이 자연히 준다. 여기까지는 산수다. 그런데 여러 연구에서 체중 감소로 예측되는 것보다 더 많이 소비가 준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것을 적응적 열생성이라 부른다(25화).
둘째, 배고픔이 커진다. 지방이 줄면 렙틴이 떨어지고, 식욕을 자극하는 신호가 강해진다. 감량 후 식욕 관련 호르몬 변화가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관찰이 있다. 배고픔의 강도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지, 같은 배고픔을 덜 참는 것이 아니다.
셋째, 무의식적 활동이 준다. 계획된 운동 외의 일상 움직임 — 자세를 바꾸고, 서성이고, 걸어 다니는 것 — 이 줄어든다. 본인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
세 가지가 겹치면, 감량 전과 같은 행동을 해도 체중이 오르는 상태가 된다. 몸은 잃은 것을 되찾도록 설계돼 있다.
왜 이렇게 설계됐나
진화적으로 보면 당연하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에서 위험한 것은 잉여가 아니라 결핍이었다.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굶주림의 신호였고, 몸은 그것을 되돌리는 쪽으로 강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어졌다.
반대 방향의 반응은 훨씬 약하다. 체중이 늘 때 몸이 강하게 저항하지 않는다. 이 비대칭이 현대 환경에서 체중 관리가 어려운 근본 이유다.
설정점인가 정착점인가
몸이 지키려는 체중이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는 설명(설정점)과, 환경과 습관이 만든 균형에 정착한다는 설명(정착점)이 함께 논의된다.
현재로서는 둘 다 부분적으로 맞다는 쪽이 합리적이다. 유전의 영향은 크지만,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인구의 평균 체중이 수십 년 사이 크게 변한 것은 환경의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증거다.
실용적 함의는 이렇다. 개인의 체중에는 저항이 큰 구간이 있지만, 그 구간 자체가 환경과 습관에 따라 이동한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나
이 생리를 알면 계획의 형태가 달라진다.
첫째, 속도를 조절한다. 극단적으로 빠른 감량은 근육 손실과 적응 반응을 크게 만든다. 다만 매우 느린 감량만이 옳다는 근거도 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속도 자체보다 그 방식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다.
둘째, 근육을 지킨다. 감량 중 손실되는 것의 일부는 근육이고, 근육이 줄면 유지 열량이 더 줄어 되돌아가기 쉬워진다. 그래서 감량기에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이 강조된다(31·58화).
셋째, 유지 단계를 계획에 포함한다. 대부분의 계획은 목표 체중까지만 설계돼 있다. 그런데 어려운 구간은 그 다음이다. 감량 계획과 유지 계획은 다른 계획이어야 한다.
넷째, 체중 외의 지표를 함께 본다. 허리둘레, 근력, 혈압, 중성지방, 활동 능력. 체중이 정체된 구간에도 이것들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유지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체중 감량 후 장기 유지에 성공한 사람들을 추적한 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 습관이 있다. 인과가 아니라 관찰이라는 점을 전제하고 적는다.
- 규칙적인 신체 활동 — 유지군에서 활동량이 뚜렷하게 높다
- 자기 관찰 — 체중이나 식사를 정기적으로 기록한다
- 아침 식사 패턴의 일관성 — 다만 5화에서 본 대로 아침 자체의 인과는 약하다. 규칙성의 표지일 가능성이 있다
- 일관된 식사 패턴 — 주중과 주말의 차이가 작다
- 되돌아감을 조기에 잡는 것 — 작은 증가에서 대응한다
이 목록에서 가장 근거가 두꺼운 것은 활동량이다. 감량에는 식사가, 유지에는 운동이 더 크게 기여한다는 관찰이 반복된다.
다이어트 방법 비교의 결론
수많은 식단이 서로 우월성을 주장한다. 그런데 여러 식단을 직접 비교한 무작위배정 시험들의 결과는 대체로 일관된다. 1년 이상 시점에서 식단 간 체중 차이는 크지 않고, 개인 간 차이가 식단 간 차이보다 훨씬 크다.
즉 "어떤 식단이 최고인가"는 잘못된 질문에 가깝다. 더 나은 질문은 "어떤 식단을 내가 3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가" 다. 3부에서 이 결론을 다시 다룬다(52화).
약이 바꾼 것과 바꾸지 않은 것
최근 몇 년 사이 이 영역은 크게 달라졌다. 식욕 조절 경로에 작용하는 약들이 상당한 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이 화의 전제가 임상적으로도 확인된 셈이 됐다(27화).
다만 바뀌지 않은 것도 있다. 약을 중단하면 상당 부분 되돌아온다는 관찰이 보고됐다. 이것은 약의 실패가 아니라 이 상태가 만성 조건이라는 증거로 읽는 것이 맞다. 혈압약을 끊으면 혈압이 오르는 것과 같은 구조다.
그리고 근육 손실 문제는 약을 쓸 때도 남는다. 어떤 방법으로 감량하든 단백질과 근력은 함께 가야 한다.
체중이 목표가 아닐 때
마지막으로 관점 하나를 덧붙인다. 체중 감량이 모든 사람의 목표일 필요는 없다.
대사 지표가 정상이고 활동 능력이 좋다면, 체중 숫자를 낮추는 것 자체가 이득을 준다는 근거는 약해진다. 반대로 대사 이상이 있다면 적은 폭의 감량으로도 지표가 크게 움직인다(19화).
그리고 체중과 무관하게 이득이 확실한 것들이 있다. 금연, 근력, 심폐지구력, 수면, 절주. 체중이 정체되어도 이것들은 계속 이득을 준다. 체중계 하나에 성패를 걸면, 이 이득들이 보이지 않는다.
낙인이라는 별개의 문제
마지막으로 이 화의 태도에 관한 것을 적는다. 체중을 의지의 문제로 보는 관점은 부정확할 뿐 아니라 해롭다는 근거가 있다.
체중에 대한 낙인을 경험한 사람에서 스트레스 반응이 커지고, 폭식 경향이 늘고, 의료기관 이용을 회피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즉 낙인은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이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된다. 되돌아감을 실패로 규정하고 자책하는 패턴은 다음 시도의 성공 확률을 낮춘다. 되돌아감은 이 상태의 성질이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대응이다.
정리
- 핵심 — 감량 후 되돌아감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소비 감소·식욕 증가·무의식적 활동 감소라는 세 가지 생리적 반응의 결과다. 몸은 잃은 것을 되찾도록 비대칭적으로 설계돼 있다.
- 근거 등급 — [RCT]와 [코호트] 적응적 열생성과 감량 후 식욕 호르몬 변화는 개입 연구에서 측정됐고, 장기 유지율과 유지군의 습관은 추적 연구에서 관찰됐다. 식단 간 차이가 작다는 것은 [RCT] 비교에서 일관된다.
- 내가 할 것 — 감량 계획과 별도로 유지 계획을 미리 세운다. 감량기에 단백질과 근력을 확보한다. 체중 외에 허리둘레·근력·혈압·중성지방을 함께 본다.
- 모르는 것 — 적응적 열생성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개인차가 왜 이렇게 큰지는 논쟁 중이다. 되돌아감을 막는 개입의 장기 효과도 아직 제한적으로만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