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RANCE RESEARCH · 건강 설계

교란변수 —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 뚱뚱한 진짜 이유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세 번째를 찾는 일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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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란변수 —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 뚱뚱한 진짜 이유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일 때 세 번째를 찾는 일 | 건강 설계 200 5화

아침 식사라는 교과서적 사례

수십 년 동안 "아침을 거르면 살이 찐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근거도 있었다. 여러 나라의 관찰연구에서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체질량지수가 높고 대사 지표가 나빴다. 기전 설명도 그럴듯했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폭식하고, 대사가 느려지고, 혈당이 출렁인다.

그런데 사람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에는 아침을 먹게 하고 한쪽에는 거르게 한 시험들이 쌓이자, 체중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아침을 추가한 군에서 총 섭취 열량이 늘어 체중이 약간 증가한 결과도 있었다.

관찰연구는 왜 그렇게 강한 연관을 보여줬나. 아침을 거르는 사람은 아침만 거르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균적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담배를 더 피우고, 술을 더 마시고, 운동을 덜 하고, 야식을 더 먹고, 소득과 교육 수준이 다른 집단이었다. 아침 결식은 이 생활 전체를 가리키는 표지였지 원인이 아니었다.

이것이 교란변수다. 원인처럼 보이는 것(아침 결식)과 결과(비만) 양쪽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제3의 변수(생활 패턴 전체)가 있으면, 둘 사이에 인과가 없어도 강한 연관이 나타난다.

통계로 걷어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연구자들도 이 문제를 안다. 그래서 나이·성별·흡연·소득·운동량 같은 것을 보정(adjust) 한다. 논문에서 "다변량 보정 후에도 연관이 유지되었다"는 문장이 그것이다.

보정은 유용하지만 두 가지 한계가 있다.

첫째, 측정한 것만 보정할 수 있다. 설문에 없던 변수는 보정 대상이 아니다. "성실함", "건강에 대한 관심", "병원 접근성" 같은 것은 측정 자체가 어렵다.

둘째, 측정 오차가 있으면 보정이 불완전하다. 흡연을 "예/아니오"로만 물으면 하루 한 개비와 두 갑이 같은 칸에 들어간다. 이 경우 흡연을 보정했다고 적어도 흡연의 영향이 상당 부분 남는다. 이것을 잔여 교란이라 부르고, 관찰연구가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다.

건강한 사용자 편향

교란의 가장 흔하고 가장 강력한 형태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 건강한 사용자 편향(healthy user bias) 이다.

무엇이든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것"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은, 그것 말고도 건강에 좋은 행동을 여러 개 하고 있다. 비타민을 챙겨 먹는 사람은 검진도 잘 받고, 담배도 덜 피우고, 안전벨트도 잘 매고, 처방약도 잘 챙긴다. 그래서 비타민이 아무 효과가 없어도 비타민 복용군은 더 오래 산다.

이것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유명한 관찰이 있다. 여러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잘 챙겨 먹은 사람이 위약을 잘 안 챙겨 먹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낮았다. 위약은 아무 성분이 없다. 그러니 이 차이는 약이 아니라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종류의 사람" 이라는 특성에서 나온 것이다. 이 효과의 크기가 웬만한 약의 효과와 맞먹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보충제와 건강식품에 관한 관찰연구를 읽을 때 이 편향을 기본값으로 깔아야 한다. 거의 모든 보충제 관찰연구는 이 편향을 넘어야 하고, 대부분 넘지 못한다.

반대편 편향 — 적응증에 의한 교란

교란은 좋아 보이게만 만들지 않는다. 반대도 있다.

중환자실에서 특정 약을 쓴 환자의 사망률이 높다는 관찰이 있다고 하자. 약이 해로운가. 아니다. 그 약은 상태가 더 나쁜 환자에게 쓰인다. 원인은 약이 아니라 그 약을 쓰게 만든 상태다. 이것을 적응증에 의한 교란(confounding by indication)이라 부른다.

일상에서도 같은 구조가 흔하다. 진통제를 많이 먹는 사람이 더 아픈 이유, 수면제를 먹는 사람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대부분 여기에 있다. 물론 약 자체의 해가 섞여 있을 수도 있고, 관찰만으로는 두 가지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교란을 줄이는 설계들

연구자들이 관찰연구에서 인과에 가까이 가려고 쓰는 도구가 몇 가지 있다. 이름만 알아 둬도 논문 읽기가 달라진다.

  • 활성 비교군 —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과 비교하는 대신, 비슷한 다른 치료를 받는 사람과 비교한다. 건강한 사용자 편향이 양쪽에 비슷하게 걸리므로 상쇄된다.
  • 신규 사용자 설계 — 이미 오래 복용 중인 사람만 보면, 부작용으로 중단한 사람들이 이미 빠져나간 뒤라 약이 안전해 보인다. 그래서 시작 시점부터 추적한다.
  • 음성 대조 결말 — 그 개입과 인과적으로 무관해야 할 결말을 함께 본다. 거기서도 연관이 나오면 교란이 남아 있다는 신호다.
  • 멘델 무작위화 — 유전 변이는 태어날 때 무작위로 배정된다. 이 성질을 이용해 평생 노출의 효과를 추정한다. 7부에서 LDL과 Lp(a)를 다룰 때 이 방법이 결정적으로 쓰였다.

그래서 어떻게 읽나

관찰연구 결과를 만나면 순서대로 묻는다.

  1. 이걸 하는 사람은 다른 무엇을 함께 하는 사람인가. 여기서 대부분의 교란이 드러난다.
  2. 연관의 크기가 얼마나 큰가. 잔여 교란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큰 연관(예: 흡연과 폐암의 자릿수 차이)은 인과일 가능성이 높다. 20~30% 차이는 교란으로 충분히 만들어진다.
  3. 용량-반응 관계가 있나. 많이 할수록 결과가 뚜렷해지면 인과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간다.
  4. RCT가 있나, 있다면 방향이 같나. 갈리면 RCT가 이긴다.

연관의 크기가 20~30% 수준인 영양역학 결과는, 그 자체로 결정을 바꾸기에 대개 부족하다. 이 기준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매년 쏟아지는 "○○ 먹으면 위험 25% 감소" 기사 대부분을 안전하게 보류할 수 있다.

무작위배정은 왜 이 문제를 푸는가

교란을 설명하고 나면 무작위배정의 위력이 선명해진다. 동전을 던져 두 집단으로 나누면, 연구자가 측정한 변수만이 아니라 측정하지 않은 변수까지 평균적으로 균형이 맞는다. 성실함도, 소득도,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유전적 소인도 양쪽에 비슷하게 흩어진다.

이것이 보정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보정은 아는 것만 처리하지만, 무작위배정은 모르는 것까지 처리한다. 그래서 표본이 충분히 크기만 하면, 이후 관찰된 차이를 개입의 결과로 돌릴 수 있다.

다만 무작위배정도 세 곳에서 깨진다. 눈가림이 안 될 때(운동·식단 연구), 중도 탈락이 한쪽에 몰릴 때, 참가자가 배정과 다르게 행동할 때다. 그래서 좋은 시험은 배정된 대로 분석하는 원칙을 쓴다. 실제로 지킨 사람만 골라 분석하면, 지킨 사람과 못 지킨 사람의 차이가 다시 교란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논문에서 이 분석 방식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결과의 무게가 달라진다.

정리

  • 핵심 — 원인처럼 보이는 행동과 결과 양쪽에 영향을 주는 제3의 변수가 있으면, 인과가 없어도 강한 연관이 나타난다. 건강한 사용자 편향은 그중 가장 강하고 가장 흔하다.
  • 근거 등급 — [기전] 방법론이다. 다만 아침 결식과 체중의 관계에서 관찰과 RCT가 갈린 것은 [RCT] 수준으로 확인된 사례다.
  • 내가 할 것 — 관찰연구 결과를 보면 먼저 묻는다. "이걸 하는 사람은 또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연관 크기가 20~30% 수준이면 결정을 보류한다.
  • 모르는 것 — 잔여 교란의 크기는 원리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그래서 관찰연구만으로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확정 기준을 세울 수 없고, 판단은 사안별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