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를 옮긴 해의 세금
두 곳에서 받은 소득은 아무도 합쳐 주지 않는다
채널 이동이 잦은 업계입니다. 그리고 옮긴 해에는 거의 예외 없이 세금 문제가 따라옵니다. 원인은 단순합니다. 각 회사는 자기가 지급한 금액만 정산하고, 두 곳의 소득을 합쳐 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한 문장이 이번 화의 전부입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2026년 8월 기준이며, 실행 전 최신 법령과 국세청 안내로 확인하세요.)
왜 이 화가 필요한가
이 시리즈에서 다룬 항목 중 가장 많은 사람이 걸리는데 가장 덜 알려진 것이 이 문제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동하지 않은 해에는 회사가 연말정산을 해주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면 "설계사는 회사가 알아서 해주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습니다. 그러다 옮긴 해에도 같은 인식으로 5월을 그냥 지나갑니다.
그리고 이 업계에서 채널 이동은 예외가 아닙니다. 여러 번 옮긴 설계사라면 신고를 놓친 해가 여러 번일 수 있습니다.
2화의 구조를 다시 가져온다
사업소득 연말정산은 소득세법 제144조의2와 시행령에 근거하며, 대상은 간편장부대상자인 보험모집인입니다. 그리고 제73조 제1항 제4호는 연말정산된 사업소득만 있는 사람은 확정신고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결정적인 단어가 "만"입니다. 연말정산된 사업소득 만 있어야 확정신고가 면제됩니다.
두 회사에서 수수료를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A사가 A사 지급분을, B사가 B사 지급분을 각각 정산합니다. 두 정산 모두 자기 몫만 반영합니다. 합산된 상태로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확정신고 면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즉 GA를 옮긴 해는 5월 확정신고 대상입니다.
합산하면 세금이 늘어난다
그리고 합산하면 대개 추가 납부가 발생합니다. 이유는 누진세율입니다.
단순화한 예로 봅니다. A사에서 3,000만 원, B사에서 3,000만 원을 받았다고 가정합니다(필요경비와 공제는 설명을 위해 단순화했습니다).
각각 정산된 상태 - A사 기준 3,000만 원 → 낮은 구간에서 계산 - B사 기준 3,000만 원 → 낮은 구간에서 계산 - 각각 3.3% 원천징수분과 비교해 정산
합산했을 때 - 총 6,000만 원 → 소득금액과 과세표준이 올라가며 더 높은 세율 구간에 진입 - 이미 낸 기납부세액과의 차액을 5월에 추가 납부
1화에서 본 구조 그대로입니다. 원천징수율은 3.3%로 고정인데 실제 세율은 누진이므로, 소득이 합쳐질수록 격차가 벌어집니다.
신고를 놓치면
의무가 있는데 하지 않으면 두 가지가 붙습니다.
- 무신고가산세 — 납부할 세액에 일정 비율로 부과
- 납부지연가산세 — 미납 기간에 비례해 누적
구체적 가산세율은 신고 유형과 사유에 따라 다르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요지는 분명합니다. "작년까지는 회사가 해줬으니까"가 면제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은 국세청 입장에서 매우 찾기 쉽습니다. 두 회사가 각각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므로, 한 사람에게 두 곳의 지급 기록이 있는데 확정신고가 없는 상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회사가 알려 주지 않는 이유
여기서 오해를 하나 풀어야 합니다. 회사가 불친절해서가 아닙니다.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B사는 이 설계사가 그해 A사에서 얼마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알 방법도 없고, 알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B사는 자기가 지급한 금액에 대해 원천징수하고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는 의무를 다할 뿐입니다.
그리고 A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촉된 설계사가 다른 곳에서 얼마를 벌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합산해서 볼 수 있는 사람은 국세청과 본인, 둘뿐입니다. 그리고 국세청은 신고를 기다립니다. 즉 이 문제를 처리할 책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에게 있습니다.
같은 논리가 다른 소득에도 적용됩니다. 배우자와 공동명의 사업이 있거나, 임대소득이 있거나, 부업으로 근로소득이 있다면 그 조합을 아는 사람도 본인뿐입니다. 2화에서 정리한 확정신고 의무 항목들이 전부 이 구조입니다.
옮기는 시점에 챙길 것
이동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서류입니다. 관계가 끝난 뒤에는 발급받기 어려워집니다.
① 지급명세서 또는 소득자별 원천징수 내역 그해 A사에서 받은 총액과 원천징수액. 5월 신고의 기초 자료입니다. 홈택스에서 조회할 수도 있지만, 반영 시점이 늦을 수 있으므로 회사에서 직접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② 연말정산이 이뤄졌는지 여부 중도 해촉이면 정산 없이 끝났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납부세액만 있는 상태입니다.
③ 환수 예정 내역 17화의 주제와 연결됩니다. 이동 후에도 이전 계약의 환수가 계속 발생합니다. 이전 회사에서 나가는 환수를 어떻게 정산할지가 명확하지 않으면 나중에 세무 처리가 어려워집니다.
④ 경비 관련 자료 이동 시점 전후로 카드·계좌가 바뀌었다면 자료가 두 곳에 흩어집니다. 이동 전 기간의 지출 자료를 별도로 정리해 둡니다.
이동한 해에 특히 확인할 항목
공백 기간의 소득. 이동 사이에 소득이 없는 달이 있으면 그 해 전체 수입금액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 해의 기장의무 구간이 바뀔 수 있습니다(3화·4화). 7,500만 원 아래로 떨어지면 다시 간편장부대상자가 됩니다.
환수 집중. 이동 시점에 이전 계약의 해지가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17화에서 본 결손 상황이 여기서 자주 발생합니다. 결손이 예상되면 반드시 장부로 신고해야 합니다.
건강보험료. 13화에서 본 대로 소득 변동이 보험료에 시차를 두고 반영됩니다. 이동한 해의 소득이 늘었다면 이듬해 부담이 커집니다.
두 곳 이상에서 받은 해가 여러 번이면 그 각각의 해가 모두 확정신고 대상입니다. 과거에 놓친 해가 있다면 기한후신고나 경정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단순화한 예로 격차를 확인합니다. A사 3,000만 원, B사 3,000만 원, 합계 6,000만 원을 받은 해를 가정합니다. 필요경비 40%, 소득공제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놓습니다.
신고하지 않고 넘어갔을 때 - 기납부세액: 6,000만 × 3.3% = 198만 원 - 그대로 종결된다고 착각
정확히 합산 신고했을 때 - 소득금액 3,600만 원 → 과세표준 약 3,100만 원 → 15% 구간 - 결정세액 약 330만 원 - 추가 납부: 약 132만 원 + 지방소득세
신고를 놓쳤다가 나중에 확인됐을 때 - 본세 132만 원 + 무신고가산세 + 납부지연가산세 - 확인 시점이 늦을수록 지연가산세가 누적
셋을 비교하면 결론은 하나입니다. 어차피 낼 132만 원이고, 늦게 낼수록 비싸집니다. 이동한 해의 5월에 며칠 쓰는 것이 가장 싼 선택입니다.
그리고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이동 과정에서 공백이 생겨 소득이 적었거나 환수가 컸다면, 합산 신고 결과가 환급일 수 있습니다. 신고하지 않으면 그 환급도 받지 못합니다.
체크리스트
- 올해 두 곳 이상에서 수수료를 받았는가 → 5월 확정신고 대상입니다.
- 이전 회사의 지급 내역과 원천징수액을 확보했는가.
- 환수 처리 방식을 이전 회사와 정리했는가.
- 결손이 예상된다면 장부로 신고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 과거에 이동했던 해 중 신고를 놓친 해가 없는가.
마지막 항목이 의외로 자주 걸립니다. 몇 해 전에 옮겼는데 그때 신고하지 않고 지나간 경우, 시간이 지났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하고 정리하는 편이 나중에 통지를 받는 것보다 낫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반대쪽 끝 — 수입이 크게 늘었을 때 적용되는 성실신고확인제도를 다룹니다.
이동은 실적 판단이지만, 이동한 해의 신고는 실적과 무관한 의무입니다. 둘을 분리해서 챙기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