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 포화지방 논쟁의 현재 위치
두 진영이 각자 옳은 부분을 갖고 있다
지방 — 포화지방 논쟁의 현재 위치
두 진영이 각자 옳은 부분을 갖고 있다 | 건강 설계 200 35화
반세기의 논쟁
20세기 중반부터 포화지방은 심혈관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저지방 식단이 공중보건 권고의 중심이 됐고, 식품 산업은 지방을 빼고 그 자리를 대체로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으로 채웠다.
2010년대 들어 반론이 강해졌다. 여러 종합 분석에서 포화지방 섭취와 심혈관 사건의 연관이 기대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고, "포화지방은 무죄"라는 대중적 서사가 형성됐다.
현재 위치는 어디인가. 이 화는 양쪽의 옳은 부분과 틀린 부분을 나눈다.
확실한 것부터
포화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을 올린다. 이것은 대사실 수준의 통제 연구에서 반복 확인된 사실이다. [RCT]
LDL은 심혈관질환의 인과적 원인이다. 여러 종류의 약, 유전 변이 분석, 무작위배정 시험이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110화). [RCT]+유전
두 명제가 참이면 포화지방이 심혈관 위험을 올린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런데 관찰연구에서 그 연관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왜 그런가.
왜 관찰연구에서 흐려지나
첫째, 대체 관계가 무시됐다. 29화의 핵심 문제다. 포화지방을 줄인 사람들이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웠는지가 결정적이다. 여러 재분석에서, 포화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대체했을 때는 심혈관 위험 감소가 보였고, 정제 탄수화물로 대체했을 때는 이득이 없거나 오히려 나빴다.
즉 "포화지방을 줄여라"는 불완전한 문장이었다. "무엇으로 바꿔서 줄이는가" 가 빠져 있었다.
둘째, 식품 매트릭스가 다르다. 같은 포화지방이라도 어떤 식품에 담겨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유제품에서 나온 포화지방과 가공육에서 나온 포화지방의 연관 방향이 달랐다는 관찰들이 있다. 지방 외의 성분과 구조가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측정 오차와 잔여 교란. 29화에서 본 영양역학의 일반 문제가 그대로 적용된다.
저지방 권고가 남긴 것
저지방 시대의 가장 큰 부작용은 지방을 뺀 자리를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이 채운 것이었다. 저지방 가공식품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당을 더했고, 결과적으로 대사 부하가 늘었다.
이것이 반론 진영의 강력한 논거이고, 이 부분은 옳다. "지방을 줄여라"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실제 식품 환경에서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예측하지 못한 것은 공중보건의 교훈으로 남았다.
다만 여기서 "그러므로 포화지방은 무해하다"로 넘어가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저지방 권고의 실행이 실패했다는 것과 포화지방이 LDL을 올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문장이다.
현재의 합리적 정리
- 총 지방 비율 자체는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 고지방 식단도 저지방 식단도 건강할 수 있다.
- 지방의 종류가 중요하다. 불포화지방으로의 대체는 근거가 지지하는 방향이다.
- 트랜스지방은 예외 없이 나쁘다(37화).
- 포화지방을 극단적으로 피할 필요는 없지만, 주된 열량원으로 삼는 것을 지지하는 근거도 없다.
- LDL이 높거나 심혈관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포화지방 조절의 이득이 더 크다. 3화의 기저위험 원리 그대로다.
지방의 종류 정리
단일불포화지방 — 올리브유, 카놀라유, 아보카도, 견과류. 지중해식 식단 연구에서 긍정적 결과가 축적돼 있다.
다가불포화지방 — 오메가3와 오메가6로 나뉜다(36화). 식물성 기름, 생선, 견과류, 씨앗류.
포화지방 — 육류의 지방, 유제품, 코코넛유, 팜유.
트랜스지방 — 부분경화유. 규제 대상이 됐다(37화).
코코넛유 같은 사례
한동안 건강식품으로 홍보된 기름들이 있다. 코코넛유가 대표적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코코넛유는 포화지방 비율이 매우 높고, 여러 시험에서 LDL을 올렸다. 중쇄지방산이 많아 다르게 대사된다는 기전 주장이 있지만, 인체 결말 근거는 부족하다.
이것은 2화에서 말한 기전과 결말 사이의 거리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기전이 특별하다는 주장은 결말이 다르다는 증거가 아니다.
한국 식단에서의 위치
한국 식단은 전통적으로 총 지방 비율이 낮은 편이었으나, 지난 수십 년간 빠르게 올라갔다. 육류와 외식, 가공식품 비중이 늘면서다.
실용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몇 개 안 된다.
- 조리유의 종류와 양. 볶음과 튀김이 많은 조리에서 기름은 무시할 수 없는 열량원이다.
- 가공육. 지방의 종류보다 가공육이라는 범주 자체가 근거의 초점이다(128·134화).
- 견과류와 생선. 늘릴 여지가 있는 쪽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
- 지방을 두려워하지 않되, 종류를 고른다.
- 바꿀 때는 무엇으로 바꾸는지를 정한다. 포화지방을 줄여 정제 탄수화물로 채우면 이득이 사라진다.
- 조리유는 올리브유·카놀라유 등 불포화 비중이 높은 것을 기본으로 둔다.
- 생선과 견과류를 정기적으로 넣는다.
- 가공육은 빈도를 줄인다.
- LDL이 높다면 포화지방 조절의 우선순위가 올라간다. 이 경우 진료실에서 개별 목표를 정한다.
이 논쟁이 남긴 교훈
이 주제는 이 시리즈가 반복해서 말하는 두 가지를 잘 보여준다.
첫째, 영양소 하나를 지목하는 메시지는 실패한다. 그 자리를 무엇이 채우는지가 결과를 정하기 때문이다.
둘째, 반론이 옳은 부분을 갖는다고 해서 원래 주장이 전부 틀린 것은 아니다. 진영 대립으로 읽으면 양쪽 다 과장에 이르고, 정작 실행 가능한 결론은 중간의 지루한 자리에 있다.
개인의 지질 반응 차이
한 가지 더 짚어 둘 것이 있다. 같은 식사 변화에 대한 혈중 지질 반응이 사람마다 상당히 다르다.
포화지방을 줄였을 때 LDL이 크게 내려가는 사람이 있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유전적 요인, 기저 대사 상태, 체중 변화 동반 여부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의 반응을 미리 예측하는 방법은 없다.
실용적 함의는 명확하다. 바꿔 보고 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식사를 조정했다면 몇 달 뒤 지질 검사를 다시 해서 실제로 움직였는지 확인한다. 움직이지 않았다면 그 개입은 나에게 지렛대가 아니었다는 뜻이고, 다른 지점을 봐야 한다.
이것이 명제 ⑤가 말하는 n=1의 실천이다. 인구 평균의 권고에서 출발하되, 내 몸의 반응으로 검증한다.
정리
- 핵심 — 포화지방이 LDL을 올린다는 것과 LDL이 인과적 원인이라는 것은 확립돼 있다. 관찰연구에서 연관이 흐려진 것은 대체 관계와 식품 매트릭스가 무시됐기 때문이며, 저지방 권고의 실패는 그 자리를 정제 탄수화물이 채웠기 때문이다.
- 근거 등급 — [RCT] 포화지방의 LDL 상승 효과와 불포화지방 대체의 심혈관 이득은 개입 시험과 재분석에서 지지된다. 식품 매트릭스 효과는 [코호트] 수준이다.
- 내가 할 것 — 총 지방 비율보다 종류를 본다. 조리유를 불포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두고, 생선과 견과류를 늘리며, 가공육 빈도를 줄인다. LDL이 높으면 우선순위를 올린다.
- 모르는 것 — 식품 매트릭스가 왜 결과를 바꾸는지, 개인별 지질 반응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그리고 포화지방의 안전 상한이 어디인지가 확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