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집행자 — 유언을 실제로 실행할 사람
정하지 않으면 실행이 상속인들의 협의에 걸린다
유언집행자 — 유언을 실제로 실행할 사람
정하지 않으면 실행이 상속인들의 협의에 걸린다 | 죽음 설계 70화
왜 필요한가
유언장이 있어도 저절로 실행되지 않는다. 누군가 부동산 등기를 옮기고, 예금을 인출해 나누고, 유증받을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유언집행자다[등급 A — 제도의 존재. 권한 범위·선임 절차·보수는 법령 확인 — [미확인]].
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상속인들이 협의해서 해야 하거나, 법원에 선임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미확인].
문제는 여기다. 유언의 내용이 특정 상속인에게 불리하면, 그 사람이 협조하지 않는다. 그러면 실행 자체가 멈춘다.
정하지 않았을 때 벌어지는 일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아버지가 유언으로 집을 장남에게 남겼다. 차남은 불만이다. 등기를 옮기려면 서류가 필요한데 차남이 협조하지 않는다. 결국 소송으로 간다. 몇 년이 걸린다.
유언집행자를 정해 두면 이 구조가 달라진다. 집행자가 권한을 갖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누구를 정할 것인가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① 상속인 중 한 명. 비용이 없고 사정을 잘 안다. 다만 이해관계가 있어 다른 상속인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 분쟁 가능성이 있으면 피한다.
② 이해관계 없는 지인. 중립적이다. 다만 절차를 모르고, 부담이 크다.
③ 전문가(변호사·세무사 등). 비용이 들지만 절차를 안다. 분쟁 가능성이 높거나 재산이 복잡하면 합리적이다.
선택의 기준은 분쟁 가능성이다. 상속인들이 사이가 좋고 유언 내용에 이견이 없을 것 같으면 ①로 충분하다. 그렇지 않으면 ③을 고려한다.
정할 때 확인할 것
- 본인이 수락하는가. 물어보지 않고 지정하지 않는다.
- 실제로 할 수 있는 위치인가. 멀리 살거나 건강이 나쁘면 어렵다.
- 보수를 정할 것인가. 정해 두면 나중에 다툼이 없다
[미확인 — 보수의 결정 방식 확인]. - 대체자가 있는가. 지정된 사람이 먼저 사망하거나 사퇴할 수 있다.
- 권한의 범위를 어디까지 줄 것인가.
대체자 지정이 자주 빠진다. 배우자를 집행자로 정했는데 함께 사고를 당하는 경우, 혹은 배우자가 먼저 사망한 경우.
집행자가 하는 일
실제 업무를 나열하면 부담의 크기가 보인다.
- 유언의 검인 절차 참여
- 상속재산의 목록 작성
- 재산의 관리와 보전
- 유증의 이행 — 부동산 등기, 예금 지급, 물건 인도
- 채무의 처리
- 상속인들에게 보고
재산 목록 작성이 실제로 가장 오래 걸린다. 무엇이 있는지 모르면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88화의 재산 목록이 여기서 다시 중요해진다. 집행자를 위한 준비물이 그 목록이다.
집행자에게 남길 것
지정한 사람에게 미리 전달할 문서 세트다.
- 유언장의 존재와 위치(내용은 몰라도 된다)
- 재산·부채 목록
- 실행 안내서(61화)
- 연락해야 할 사람의 목록
- 전문가 연락처 — 자주 쓰던 세무사·변호사가 있으면
- 보수와 비용 처리에 대한 뜻
이 여섯 가지가 있으면 집행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없으면 그 사람이 몇 달을 헤맨다.
상속인 대표와의 구별
혼동되는 개념을 정리한다.
유언집행자는 유언의 내용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유언이 있을 때의 개념이다.
상속인 대표는 법적 개념이라기보다 실무적 편의다. 여러 상속인이 있을 때 은행·관공서와의 창구를 한 명으로 정하는 것. 유언이 없어도 필요하다.
두 역할은 다르고, 같은 사람이 맡을 수도 있다. 그리고 유언이 없어도 상속인 대표는 사실상 필요하다 — 6부의 행정 절차를 여럿이 각자 하면 혼란스럽다.
유언이 없어도 준비할 수 있는 것
유언을 쓰지 않기로 했더라도, 실무를 맡을 사람을 정해 두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
61화의 "사람 셋" 중 두 번째 — 실무를 실행할 사람 — 가 이 역할이다. 법적 권한은 없지만, 미리 정해져 있으면 유족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위의 여섯 가지 문서 세트를 남긴다. 유언보다 이것이 실무적 가치가 클 수 있다.
집행자에게 미리 알려 줄 것 — 계좌와 절차
집행자나 실무 담당자가 실제로 부딪히는 벽은 대개 같다. 고인의 계좌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 금융기관은 계좌를 정지시킨다. 그때부터는 상속 절차를 거쳐야 인출이 가능하다[미확인 — 기관별 절차와 필요 서류 확인].
그래서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당장 필요한 돈이다. 장례비, 병원비 정산, 각종 수수료.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 배우자나 실무 담당자 명의의 계좌에 일정액을 두는 것. 다만 증여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미확인] - 장례비의 출처를 미리 정해 두는 것
- 상속재산에서 지출할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해 두는 것(73화의 단순승인 문제와 연결된다)
이 문제를 예상하지 못하면 유족이 사비로 감당하고 나중에 정산 다툼이 생긴다.
집행자가 상속인 중 한 명일 때
가장 흔한 선택이 자녀 중 한 명을 집행자로 지정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예측 가능한 문제가 따라온다. 그 사람은 집행자이면서 동시에 상속인, 즉 이해관계자다.
이 구조에서 반복되는 갈등의 형태가 있다. 다른 상속인들이 집행 과정을 의심한다 — 재산을 다 공개했는가, 평가를 유리하게 하지 않았는가, 비용 처리가 맞는가. 실제로 부정이 없어도 의심은 생기고, 집행자는 몇 년간 해명하며 산다.
이걸 줄이는 방법은 셋이다.
① 지정 이유를 유언에 적는다. "가까이 살아 실무가 가능하므로"처럼 사실 기반으로. 지정 자체가 편애의 증거로 읽히는 것을 막는다. ② 보고 의무를 명시한다. 재산 목록과 집행 경과를 다른 상속인에게 공유하도록 유언에 적어 둔다. 의무가 문서에 있으면 그 행위가 호의가 아니라 절차가 된다. ③ 비용과 보수를 미리 정한다. 집행에는 실제로 시간과 돈이 든다. 나중에 청구하면 분쟁이 되고, 미리 정해져 있으면 정상 항목이 된다.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전문가)를 쓰는 선택지도 있다. 비용이 들지만, 상속인 사이가 이미 좋지 않다면 그 비용이 가장 싼 해결책인 경우가 많다.
집행자에게 남길 한 장
집행자에게 유언장만 남기면 절반이다.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의 목록(88화)과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134화)다. 유언은 무엇을 할지를 정하지만, 그것을 실행할 정보는 다른 종이에 있다. 두 장이 같은 곳에 있어야 집행이 시작된다.
오늘의 실행
- 분쟁 가능성으로 집행자를 고른다. 가능성이 있으면 이해관계 없는 사람이나 전문가.
- 본인의 수락을 받고 대체자를 정한다. 두 가지가 자주 빠진다.
- 여섯 가지 문서 세트를 준비한다. 집행자의 부담을 결정하는 것이 이 세트다.
다음 화에서는 상속의 기본 구조 — 순위·상속분·유류분의 뼈대를 정리한다. 관습적 기대와 법이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