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 언제 하게 되고, 무엇을 선택할 수 있나
유족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와 필요 없는 경우
부검 — 언제 하게 되고, 무엇을 선택할 수 있나
유족의 동의가 필요한 경우와 필요 없는 경우 | 죽음 설계 60화
두 종류의 부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둘이 있다[등급 A — 구별 자체는 확립되어 있다. 국내 절차의 세부는 확인 필요 — [미확인]].
① 병리 부검(임상 부검). 사망 원인이나 질병의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진다. 유족의 동의가 전제된다.
② 법의 부검(사법 부검). 범죄 관련성이나 사인 규명이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의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 유족의 동의와 무관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 구별을 모르면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 "왜 우리 동의 없이 부검을 하느냐"는 질문의 답이 여기 있다.
②가 이루어지는 상황
129화에서 자세히 다루지만 여기서 미리 적는다. 변사로 분류되면 수사 절차가 개입한다.
일반적으로 변사에 해당할 수 있는 상황들이다[등급 B — 판단은 수사기관과 검시 절차에 따른다].
- 사망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 외상이나 사고가 관련된 경우
- 자살이 의심되는 경우
- 진료 중이던 의사가 사망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 병원 밖에서 사망했는데 최근 진료 기록이 없는 경우
마지막 두 항목이 실무에서 중요하다. 47화에서 본 재택임종의 네 번째 조건이 이것이다. 집에서 사망했는데 진단서 발급 경로가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이 절차로 갈 수 있다.
준비 없이 이 상황을 맞으면
유족이 겪는 것은 이렇다.
- 경찰이 온다
- 현장이 보존된다
- 진술을 해야 한다
- 시신이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가지 못한다
- 부검이 이루어지면 며칠이 더 걸린다
- 장례 일정이 뒤로 밀린다
애도해야 할 시간에 조사를 받는 형태가 된다. 그리고 이 경험은 유족에게 오래 남는다.
이것이 재택임종을 계획할 때 사망 후 절차를 반드시 미리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①을 선택하는 경우
병리 부검을 유족이 선택하는 상황이 있다.
- 사인이 불확실한데 알고 싶은 경우. 특히 젊은 사망이나 예상 밖의 사망.
- 유전 질환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가족의 건강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의료 과정에 의문이 있는 경우. 다만 이 목적이라면 다른 절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 연구에 기여하고자 하는 경우.
두 번째 이유가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남은 가족의 건강 정보가 될 수 있다.
부검을 거부하는 이유
한국에서 부검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히 강하다. 이유는 대체로 셋이다.
- 시신을 훼손한다는 관념. 26화에서 본 전통적 감각.
- 고인이 편히 못 간다는 감각.
- 장례가 늦어진다는 실무적 부담.
첫 번째에 대해 알아 둘 것이 있다. 부검 후에도 시신은 봉합되고, 장례에서 통상적인 절차가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다[등급 B —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담당자에게 확인]. 이 사실을 모르고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물어볼 수 있는 것
부검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유족이 물을 수 있는 것들이다.
- 이것이 동의가 필요한 부검입니까, 아닙니까
- 얼마나 걸립니까, 장례 일정에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 결과를 언제 어떻게 받습니까
- 범위를 제한할 수 있습니까(부분 부검 등)
- 외관에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네 번째 질문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병리 부검의 경우 범위에 대한 협의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결과를 받는 것
부검 결과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받아 보는 것이 유족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경우마다 다르다.
도움이 되는 경우 — 사인이 확인되어 자책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더 일찍 발견했으면"이라는 후회가, 발견해도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완화된다.
어려운 경우 — 결과가 새로운 후회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결과를 받을지, 언제 받을지를 유족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두는 것이 좋다. 급하게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전에 정해 둘 수 있는가
본인이 미리 뜻을 밝혀 둘 수 있다. 자유 서술에 한 줄이면 된다.
"사인 규명이나 의학적 필요가 있다면 부검에 동의한다." 또는 "부검을 원하지 않는다."
법적 구속력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법의 부검은 본인 의사와 무관하다), 병리 부검의 경우 유족이 결정할 때의 근거가 된다.
이 항목은 26화에서 정리한 '관념이 의료 결정과 충돌하는 자리' 네 가지 중 하나다. 미리 말해 두지 않으면 유족이 대신 결정하고, 유족은 본인의 뜻을 정확히 모른다.
의료 분쟁이 의심될 때
부검이 논의되는 또 다른 맥락이 있다. 진료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의심될 때다.
이 상황은 이 시리즈의 범위를 넘지만, 방향만 적어 둔다.
① 부검이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진료기록 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고, 의료분쟁조정 절차가 있다[미확인 — 절차와 기관은 확인 필요].
② 시간이 있다. 사망 직후에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있다. 다만 부검은 시점의 제약이 있으므로, 이 항목만은 빨리 판단해야 한다.
③ 감정과 사실을 나눈다. 사별 직후의 판단은 신뢰하기 어렵다(22화). 그럼에도 부검은 미룰 수 없으므로, 의심이 있으면 일단 확보하는 쪽이 되돌릴 수 있는 선택이다(53화의 안전 원칙).
④ 전문가에게 묻는다. 이 영역은 개인이 판단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다.
부검이 유족에게 남기는 것
부검 여부를 결정할 때 대개 논의되는 것은 "사인을 밝힐 필요가 있는가"다. 그런데 결정한 뒤에 남는 것은 그 답만이 아니다.
부검을 한 경우. 사인이 확인되면 세 가지가 따라온다 — 보험금 청구의 근거(169·174화), 유전성 질환이 있다면 가족의 검진 기회(186화), 그리고 의료 분쟁이 있을 때의 사실관계. 동시에 장례 일정이 늦어지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감각이 오래 남는 유족이 있다.
부검을 하지 않은 경우. 절차가 빠르고 시신이 그대로 남지만, 사인은 영구히 미확정이 된다. 나중에 의문이 생겨도 되돌릴 수 없다. "그때 했어야 했나"라는 질문이 몇 년 뒤에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두 선택 모두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대칭이지만, 시간의 방향이 다르다. 부검을 하는 결정은 지금이 힘들고, 하지 않는 결정은 나중이 힘들 수 있다. 그리고 결정은 슬픔이 가장 진한 시점에, 몇 시간 안에 내려야 한다.
그래서 이 화의 결론이 사전 의사표시로 간다. 본인이 "필요하면 하라"고 적어 두면 유족은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 한 줄이 몇 시간의 논쟁과 몇 년의 자책을 없앤다.
오늘의 실행
- 두 종류의 부검을 구별한다. 동의가 필요한 것과 아닌 것이 다르다.
- 재택임종을 계획한다면 진단서 발급 경로를 확보한다. 없으면 변사 절차로 갈 수 있다.
- 자유 서술에 한 줄을 넣는다. 유족이 그 상황에서 짐작하지 않게 한다.
여기까지가 3부다. 다음 화부터 32화 동안은 개인의 실행 준비로 간다. 문서·사람·접근권이라는 세 축으로 이 시리즈에서 가장 손을 많이 쓰는 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