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기증 — 장기기증과 완전히 다른 절차
장례를 언제 치를 것인가부터 달라진다
시신 기증 — 장기기증과 완전히 다른 절차
장례를 언제 치를 것인가부터 달라진다 | 죽음 설계 59화
무엇이 다른가
시신 기증(해부용 시신 기증)은 의과대학의 해부학 교육과 연구를 위해 시신 전체를 기증하는 것이다. 장기기증과 목적·절차·시점이 전부 다르다[등급 A — 성격의 구별].
목적. 이식이 아니라 교육·연구다. 시점. 심정지 후 이루어진다. 뇌사가 전제되지 않는다. 대상. 시신 전체다. 기간. 몇 개월에서 몇 년 뒤에 유해가 돌아온다.
마지막 항목이 실무에서 가장 크다.
장례가 두 번으로 나뉜다
시신 기증을 선택하면 통상의 순서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사망 → 장례 → 화장·매장이지만, 시신 기증에서는 사망 → (장례 절차의 일부) → 의과대학 인수 → 몇 개월~몇 년 후 → 유해 반환 → 봉안·안치의 형태가 된다[등급 B — 대학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반드시 해당 기관에 확인 — [미확인]].
즉 작별의 절차가 두 번이다. 처음에 보내고, 나중에 다시 받는다.
이 구조를 가족이 미리 알지 못하면 혼란과 상실감이 커진다. 특히 "언제 끝나는지 모르는 채 기다리는 시간"이 유족에게 부담이 된다.
등록과 실제의 간극
여기서도 같은 구조가 반복된다. 등록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미확인 — 아래는 구조적 쟁점이며, 실제 요건은 각 의과대학과 관련 기관의 현행 안내로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것들이다.
- 가족의 동의가 요구되는지
- 어느 기관에 등록했는지, 그 기관이 인수 가능한 상태인지
- 인수 조건(사망 원인, 감염성 질환, 사망 후 경과 시간, 지역 등)에 따라 거절될 수 있는지
- 운구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 유해 반환의 시점과 방식
- 반환된 유해를 어디에 모실 것인지
네 번째 항목이 특히 중요하다. 등록해 두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차선책(일반 장례)을 함께 준비해 두어야 한다.
가족이 겪는 어려움
시신 기증을 선택한 가족에게서 관찰되는 것들이다[등급 B].
- 장례의 형식이 애매해진다. 시신 없이 진행하거나, 짧게 진행한 뒤 인수된다.
- 주변에 설명하기 어렵다. "왜 화장을 안 했느냐"는 질문이 반복된다.
-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몇 년일 수 있다.
- 애도의 종결점이 흐려진다. 언제가 마무리인지 정하기 어렵다.
마지막 항목에 대한 실무적 대응이 있다. 가족이 스스로 종결의 마디를 만드는 것. 인수 후 49일이나 1주기에 가족끼리 모이는 자리를 만드는 식이다. 형식은 자유롭지만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크다(19화의 애도 구조).
기증자 추모식
많은 의과대학이 기증자에 대한 추모식이나 감사 행사를 진행한다[등급 B]. 유가족이 참석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자리가 유족에게 실제로 의미가 크다는 보고가 있다. 기증이 무엇에 쓰였는지 확인하는 자리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록 시점에 물어볼 것이 하나 더 있다. "추모식이 있습니까, 유가족이 참석할 수 있습니까."
왜 기증하는가
동기를 이해하는 것이 가족 설득에 도움이 된다. 흔히 언급되는 이유들이다.
- 의학 교육에 기여하고 싶다
- 장례 비용에 대한 고려
- 매장·봉안 공간에 대한 고려
- 종교적·철학적 신념
- 자신이 받은 치료에 대한 보답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실용적 이유이고,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다. 다만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삼으면 위험하다 — 인수가 거절될 수 있고, 그 경우 준비 없이 일반 장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실무 준비 목록
시신 기증을 계획한다면 준비할 것들이다.
- 등록 기관과 연락처를 죽음 서류함에 넣는다(88화)
- 가족에게 알린다.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미리 대화한다
- 차선책을 준비한다. 인수되지 않을 경우의 장례 계획
- 장례 형식을 정한다. 시신 없이 어떻게 할 것인지
- 유해 반환 후의 계획을 정한다. 어디에 모실 것인지
- 비용 분담을 확인한다
3번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빠진다.
가족에게 설명하는 문장
시신 기증은 가족의 반대가 가장 강한 항목 중 하나다. 설명할 때 쓸 수 있는 접근을 적어 둔다.
① 기간을 먼저 말한다. "몇 년 뒤에 돌아온다"를 뒤에 말하면 배신감이 생긴다. 처음에 말한다.
② 두 번의 작별이라는 구조로 설명한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모신다"는 프레임이 훨씬 받아들여지기 쉽다.
③ 추모식을 언급한다. 가족이 참석할 자리가 있다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
④ 반대를 존중한다. 본인의 뜻이라도 가족이 감당하지 못하면 실제로 이루어지기 어렵다. 강행하면 남은 사람에게 상처가 된다.
④가 중요하다. 이 시리즈의 원칙은 자기결정이지만(1화), 동시에 남은 사람의 생활이 최종 평가 기준이라는 명제도 있다(기획의 명제 6). 두 명제가 충돌하는 드문 자리다. 충돌하면 대화로 푸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등록 전에 확인할 실무 항목
시신 기증은 마음만으로 되지 않는다. 등록 시점에 확인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유족이 곤란해지는 항목들이 있다.
① 어느 기관에 등록하는가. 대개 의과대학 단위로 접수한다. 거주지에서 먼 곳에 등록하면 이송이 문제가 된다.
② 사망 시 연락 절차. 사망 후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연락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번호를 유족이 알고 있어야 한다.
③ 인수되지 않을 수 있는 조건. 감염성 질환, 부검을 한 경우, 사망 후 경과 시간, 기관의 수용 여력 등에 따라 기증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대안 장례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 인수되지 않았을 때 무엇을 할지 정해 두지 않으면 유족이 그 자리에서 처음 결정하게 된다.
④ 유해 반환까지의 기간과 방식. 몇 년 뒤 화장된 유해가 반환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 시점에 누가 받을 것인지까지 정해 둬야 한다. 반환 시점에 유족이 이미 고령이거나 연락이 끊겨 있는 경우가 실제로 생긴다.
⑤ 가족 동의. 본인 등록만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58화와 같은 구조다.
[미확인 — 기관별 요건·절차·반환 방식은 등록하려는 의과대학에 직접 확인]
마음이 바뀌면 철회할 수 있다
등록해 두었다가 나중에 생각이 달라지는 것은 흔한 일이고, 철회할 수 있다. 본인이나 유족의 사정이 바뀌었을 때 그대로 밀고 가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반대로 등록만 해 두고 가족에게 말하지 않으면, 마음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실행되지 않는다. 이 제도에서 등록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알리는 일이다.
오늘의 실행
- 장기기증과 시신 기증을 구별한다. 목적도 절차도 시점도 완전히 다르다.
- 등록했다면 차선책을 함께 준비한다. 인수가 거절될 수 있다.
- 가족이 애도의 종결 마디를 만들 수 있게 해 둔다. 몇 년을 기다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음 화에서는 부검 — 언제 하게 되고, 유족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