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RANCE RESEARCH · 죽음 설계

통증 조절 — 잘못된 믿음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 자리

중독·내성·수명 단축이라는 세 가지 오해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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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조절 — 잘못된 믿음이 사람을 아프게 하는 자리

중독·내성·수명 단축이라는 세 가지 오해 | 죽음 설계 42화

이 화가 중요한 이유

9화에서 죽음 공포를 넷으로 나눴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죽어 가는 과정의 고통이었다. 그리고 그 고통의 상당 부분은 조절 가능하다.

문제는 조절 가능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 원인의 상당 부분이 환자와 가족의 믿음에 있다[등급 B — 여러 연구에서 통증 조절의 장벽으로 환자·가족 요인이 반복 보고된다].

이 화는 그 믿음을 하나씩 다룬다.

통증 조절의 기본 구조

먼저 원리다[등급 A — 원칙 수준의 서술이며 개별 처방은 의료진의 판단이다].

① 강도에 맞춰 단계적으로 쓴다. 약한 통증에는 비마약성 진통제, 중등도 이상에는 아편유사제가 쓰인다. ② 규칙적으로 준다. 아플 때마다 주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간격으로 준다. 통증이 올라오기 전에 막는 것이 훨씬 적은 용량으로 가능하다. ③ 돌발 통증에 대비한다. 규칙적 투여 외에 추가 용량을 준비해 둔다. ④ 부작용을 미리 관리한다. 특히 변비는 거의 확실하게 생기므로 처음부터 함께 다룬다. ⑤ 통증의 종류에 따라 약을 달리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다른 계열의 약이 쓰인다.

②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어긋난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았다가" 먹으면 더 많은 약이 필요해진다.

오해 ① — "중독된다"

가장 흔하고 가장 해로운 믿음이다.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등급 A — 개념 구분은 확립되어 있다].

  • 신체적 의존 — 오래 쓰면 갑자기 끊을 때 금단 증상이 생기는 것. 이것은 정상적 생리 반응이고, 서서히 줄이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내성 — 같은 효과를 위해 용량이 늘 수 있는 것. 뒤에서 다룬다.
  • 중독(addiction) — 해로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강박적으로 사용하는 행동 장애.

셋은 다르다. 통증 조절 목적으로 의학적 관리 하에 사용할 때 세 번째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고된다[등급 B — 다만 위험이 0이라는 뜻은 아니며, 특히 물질사용장애 병력이 있는 경우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말기 상황에서는 이 우려의 실질적 의미가 더 작아진다. 남은 시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의존을 걱정해 통증을 참는 것은 손익이 맞지 않는다.

오해 ② — "일찍 쓰면 나중에 안 듣는다"

내성에 대한 오해다. 아편유사제에 내성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나중에 쓸 약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유는 둘이다.

① 용량에 상한이 없다. 아편유사제는 일정 범위 안에서 용량을 늘려 대응할 수 있다. 비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천장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등급 B — 부작용 관리가 전제된다]. ② 약을 바꿀 수 있다. 아편유사제 사이의 전환(opioid rotation)이 쓰인다.

그래서 아껴 두는 것에는 이득이 없다. 아껴 두는 동안 아픈 것이 순수한 손실이다.

오해 ③ — "수명이 줄어든다"

이것이 가장 강력한 믿음이고, 가족이 진통제를 거부하는 가장 흔한 이유다.

현재 통용되는 이해는, 적절히 조절된 통증 관리가 생존을 단축한다는 근거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등급 B — 이 방향의 이해가 완화의료에서 널리 공유되나, 극단적 상황의 판단은 별개다]. 오히려 통증이 조절되면 수면·식사·활동이 개선되어 상태가 나아지는 경우도 관찰된다.

여기서 중요한 윤리 개념이 하나 나온다. 이중효과의 원칙(principle of double effect) — 의도가 증상 완화이고, 그에 필요한 최소한의 용량을 쓰며, 사망을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면, 부수적 위험이 있더라도 정당화된다는 논리다[등급 A — 의료윤리의 표준 개념].

이 개념이 실무에서 하는 일은 명확하다. "약을 더 쓰면 빨리 가실까 봐"라는 가족의 망설임에 대한 답이 된다. 목적이 편안함이면 그것은 정당한 치료다.

통증을 정확히 전달하는 법

조절이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소통의 문제다. 특히 노인 환자는 통증을 잘 호소하지 않는다 —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감각, 의료진을 귀찮게 하지 않으려는 배려, 나빠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까 하는 두려움.

가족이 도울 수 있다.

  • 숫자로 묻는다. "0에서 10 중에 몇입니까."
  • 행동을 관찰한다. 표정, 자세, 잠, 식사, 말수. 말을 못 하는 환자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지표다.
  • 기록한다. 언제 아팠고, 약을 언제 먹었고, 얼마나 줄었는지. 이 기록이 처방 조정의 근거가 된다.
  • "약을 더 쓸 수 있는지" 직접 묻는다. 참고 있으면 조절되지 않는다.

통증 외의 고통

한 가지 균형. 통증 조절이 만능은 아니다. 13화에서 본 실존적 고통은 진통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통증을 호소하는데 약이 잘 듣지 않는 경우, 다른 종류의 고통이 통증으로 표현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불안, 외로움, 두려움, 미해결 갈등이 신체 증상을 키운다.

이 경우 필요한 것은 용량 증량이 아니라 사람이다.

한국의 조건

한국에서 통증 조절이 어려운 추가 요인이 있다[등급 B].

  •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강하다.
  • 처방과 관리의 절차가 있어 접근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요양병원이나 재택에서는 조절 자원이 급성기 병원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 환자 본인이 "마약"이라는 단어에 강하게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마지막 항목에 대한 실무 대응이 있다. 약의 이름이 아니라 목적으로 설명하는 것. "이건 마약성 진통제입니다"보다 "이 약을 쓰면 밤에 주무실 수 있습니다"가 낫다.

환자가 진통제를 거부할 때

가족이 아니라 환자 본인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대응이 다르다.

이유를 먼저 묻는다. 대개 셋 중 하나다. - 중독·나약함에 대한 관념 — "정신력으로 견뎌야 한다"는 감각. 특히 노년 남성에게 흔하다. - 상태 악화의 신호로 읽음 — 약이 세지면 끝이 가까운 것이라는 해석. 실제로는 통증의 정도에 따라 조절되는 것이다. - 부작용 경험 — 이전에 졸리거나 토했던 기억. 이 경우 약을 바꾸거나 용량을 조정할 수 있다.

세 이유 모두 정보로 대응 가능하다. 그리고 하나의 실용적 접근이 있다 — 기간을 정해 시도해 보게 하는 것. "이틀만 써 보시고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두시죠." 35화의 시한부 시도를 증상 조절에 적용한 형태다. 그리고 대부분 이틀 뒤에는 계속하겠다고 한다.

오늘의 실행

  1. 세 가지 오해를 가족과 공유한다. 중독·내성·수명. 이 셋을 정리하는 것만으로 통증 조절의 장벽이 크게 낮아진다.
  2. 통증 기록표를 만든다. 시간·강도·약·효과. 처방 조정의 근거가 된다.
  3. 말 못 하는 환자의 통증 신호를 익힌다. 표정과 자세와 잠. 이것이 유일한 지표가 된다.

다음 화에서는 통증 외의 증상 — 호흡곤란·섬망·오심을 다룬다. 통증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더 괴로울 수 있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