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RANCE RESEARCH · 죽음 설계

수혈·항생제 — 말기에 계속할 것인가

"이건 간단한 치료잖아요"가 만드는 함정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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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항생제 — 말기에 계속할 것인가

"이건 간단한 치료잖아요"가 만드는 함정 | 죽음 설계 41화

작은 결정들의 누적

인공호흡기나 ECMO 같은 큰 결정은 명시적으로 논의된다. 그런데 임종기 의료의 상당 부분은 작아 보이는 결정들의 누적으로 이루어진다.

수혈, 항생제, 채혈, 영상 검사, 혈압약 조절. 각각은 간단하고 부담이 적어 보인다. 그래서 논의 없이 진행된다. 그리고 그 누적이 임종의 양상을 만든다.

이 화는 그중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둘 — 수혈과 항생제 — 을 본다.

수혈 — 목적이 무엇인가

말기 환자에게 수혈이 논의되는 이유는 대개 빈혈 때문이다. 피로, 어지러움, 호흡곤란이 개선될 수 있다.

수혈이 도움이 되는 경우. 증상이 명확히 빈혈에서 오고, 수혈 후 증상이 개선되며, 그 개선이 일정 기간 유지되는 경우. 이때 수혈은 증상 조절의 수단이다.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 수치를 맞추기 위한 수혈. 증상이 없거나, 수혈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며칠 만에 다시 떨어지는 경우.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수혈 후에 이분이 실제로 편해지십니까, 아니면 수치만 올라갑니까?"

수혈의 부담

간단해 보이지만 부담이 없지는 않다.

  • 병원 방문이나 입원이 필요하다
  • 몇 시간이 걸린다
  • 수액 부담으로 부종이나 호흡곤란이 악화될 수 있다
  • 반복하면 간격이 점점 짧아진다

마지막 항목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이던 것이 2주, 1주로 짧아지면 생활의 상당 부분이 수혈에 묶인다. 이 시점에 다시 물어야 한다 — 이것이 남은 시간을 쓰는 좋은 방법인가.

항생제 — 감염을 치료할 것인가

말기 환자에게 감염은 흔하다. 폐렴, 요로감염, 욕창 감염.

전통적으로 항생제는 "당연히 쓰는 것"으로 여겨진다.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빠르고, 비용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기에서는 다시 물을 여지가 있다.

항생제가 도움이 되는 경우. 감염이 불편의 원인이고(발열, 통증, 호흡곤란), 치료로 그 불편이 줄어드는 경우. 이때 항생제는 완화 목적의 치료다.

재고할 여지가 있는 경우. 이미 임종과정에 있고, 감염이 자연스러운 종말 경로이며, 치료해도 며칠 뒤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 그리고 치료를 위해 반복 입원이 필요한 경우.

"폐렴은 노인의 친구"라는 오래된 말

의학사에 오래된 표현이 있다. 폐렴이 노쇠한 사람에게 비교적 편안한 죽음의 경로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이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만 함의는 실무적이다. 말기 치매나 진행된 노쇠에서 반복되는 폐렴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 매번 치료해도 근본 상태는 나빠진다.

그래서 3~4번째 폐렴에서는 방향을 다시 묻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폐렴을 치료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됩니까?"

항생제를 쓰지 않을 때의 증상 관리

중요한 오해 하나를 깨야 한다.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이 증상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다.

발열은 해열제로, 호흡곤란은 아편유사제와 자세 조절로, 분비물은 약물로 조절할 수 있다[등급 B]. 즉 감염을 치료하지 않으면서 감염의 불편은 줄일 수 있다.

이 사실을 가족에게 설명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거냐"는 반응이 나온다. 39·40화에서와 같은 구조다.

채혈과 검사

더 작은 항목이지만 언급해 둔다. 말기 환자에게 매일 채혈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물어야 할 것은 하나다. "이 검사 결과가 치료 방침을 바꿉니까?" 바꾸지 않는다면 그 검사는 부담일 뿐이다.

이 질문은 정중하게 물을 수 있고, 대개 의료진도 동의한다. 관성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은 결정들을 한 번에 정리하는 방법

개별 항목을 매번 논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가족을 지치게 한다. 그래서 돌봄의 목표를 한 번 정하고 그 아래에서 판단하는 방식이 쓰인다.

목표를 정하는 문장의 예다.

  • "회복을 목표로 하되, 부담이 큰 처치는 하지 않는다."
  • "생명 연장보다 편안함을 우선한다. 편안함에 기여하는 처치는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하지 않는다."
  • "가능한 모든 치료를 한다."

두 번째 형태를 정해 두면 개별 항목마다 다시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혈도 항생제도 검사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된다.

이것을 임상에서는 돌봄 목표 설정(goals of care)이라 부르고, 가족 면담의 핵심 내용이다[등급 A — 확립된 개념]. 가족이 먼저 이 면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돌봄 목표 면담을 요청하는 방법

가족이 먼저 면담을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적다. 요청하는 문장을 적어 둔다.

"앞으로의 치료 방향에 대해 가족이 함께 설명 듣는 자리를 만들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요청에 담아야 할 것이 넷이다.

  1. 참석자 — 결정에 관여할 가족 전부. 한 사람이 듣고 전달하면 반드시 어긋난다.
  2. 시간 — 회진 중 몇 분이 아니라 별도의 시간을 요청한다.
  3. 질문 목록 — 미리 적어 간다. 그 자리에서 생각나지 않는다.
  4. 기록 — 결정된 내용을 기록에 남겨 달라고 요청한다. 담당자가 바뀌어도 전제가 유지된다.

이 면담 한 번이 이후 수십 개의 개별 결정을 정리한다. 가장 비용 대비 효과가 큰 실무 하나를 꼽으라면 이것이다.

약을 빼는 것도 결정이다

말기에 무엇을 계속할 것인가를 물을 때, 처치만 보고 복용 중인 약은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에도 정리할 것이 있다.

여러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자는 흔히 여러 종의 약을 먹는다. 그중 상당수는 수년 뒤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약이다 — 콜레스테롤 약, 골다공증 약, 일부 혈압·혈당 약, 예방적 항혈전제. 남은 시간이 몇 달이라면 이 약들이 그 기간 안에 이익을 낼 시간이 없다.

반면 계속해야 하는 것이 있다. 증상을 다루는 약 — 진통제, 항구토제, 변비약, 호흡곤란 완화제. 그리고 갑자기 끊으면 문제가 되는 약(일부 신경·정신과 약, 스테로이드).

약을 줄이는 것의 이득은 알약 수만이 아니다. 삼킴이 힘든 사람에게 매일 열 알을 넘기는 것은 그 자체로 고통이고, 부작용과 상호작용도 줄어든다.

이 정리를 부르는 이름이 있다 — 처방 정리(deprescribing). 가족이 먼저 물어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시점에서 계속할 이유가 있는 약과 없는 약을 나눠 봐 주실 수 있습니까"가 그 요청의 형태다.

한 문장으로

말기의 작은 결정들은 각각 따로 물으면 답할 수 없고, 목표를 먼저 정하면 대부분 저절로 정해진다. "지금부터는 편안함을 우선한다"는 한 문장이 수혈·항생제·채혈·검사의 답을 동시에 만든다. 반대로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매주 새로운 질문이 오고, 가족은 매번 처음부터 고민한다. 정할 것은 처치가 아니라 방향이다.

오늘의 실행

  1. 개별 처치가 아니라 돌봄 목표를 정한다. 한 번 정하면 수십 개의 결정이 따라온다.
  2. "이 검사가 치료 방침을 바꿉니까"를 묻는다. 관성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줄어든다.
  3.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이 방치가 아님을 가족에게 설명한다. 대체 증상 조절이 무엇인지 함께 확인한다.

다음 화에서는 통증 조절 — 이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화 중 하나다. 잘못된 믿음이 사람을 불필요하게 아프게 만드는 영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