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RANCE RESEARCH · 죽음 설계

심폐소생술 — 가장 잘못 알려진 처치

드라마가 만든 기대와 실제의 거리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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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 가장 잘못 알려진 처치

드라마가 만든 기대와 실제의 거리 | 죽음 설계 36화

왜 이 처치가 특별한가

심폐소생술(CPR)은 죽음 준비에서 가장 자주 결정하게 되는 항목이다. 사전 의사표시의 핵심 항목이고, 응급실에서 가족이 몇 초 안에 답해야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동시에 가장 잘못 알려진 처치다. 그 오해의 상당 부분이 영상 매체에서 왔다.

기대와 실제의 거리

여러 연구에서 지적된 것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묘사되는 CPR의 성공률이 실제보다 훨씬 높고, 회복의 모습도 훨씬 깨끗하다는 점이다[등급 B — 매체 묘사와 실제의 괴리는 여러 분석에서 보고되었다].

실제 결과는 상황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르다. 이것이 이 화의 핵심이다. 하나의 숫자로 말할 수 없다.

[등급 C — 생존율의 구체 수치는 인용하지 않는다. 병원 내인지 병원 밖인지, 목격자가 있었는지, 초기 리듬이 무엇인지, 기저 질환이 무엇인지에 따라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개별 상황의 예상 결과는 담당 의료진에게 물어야 한다.]

결과를 가르는 조건들

수치 대신 방향으로 말한다. 아래 조건에서 결과가 좋다.

  • 병원 안에서, 감시 중에 발생했다
  • 목격자가 있고 즉시 소생술이 시작되었다
  • 초기 심장 리듬이 제세동 가능한 형태다
  • 원인이 교정 가능하다(부정맥, 약물, 전해질 등)
  • 기저 건강 상태가 좋다

반대로 아래 조건에서는 결과가 나쁘다.

  • 말기 질환의 자연스러운 경과로 심정지가 왔다
  • 여러 장기의 기능이 이미 떨어져 있다
  • 노쇠가 진행되어 있다
  • 발견이 늦었다

마지막 항목 하나가 결정적이다. 말기 암, 말기 치매, 진행된 장기부전에서 오는 심정지는 원인이 교정 불가능하다. 이 경우 소생술은 사망 과정을 잠시 중단시킬 뿐인 경우가 많다.

소생술이 실제로 어떤 일인가

결정하기 전에 알아야 할 물리적 사실이 있다.

가슴 압박은 강하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고령자에서는 갈비뼈나 흉골이 부러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삽관이 이루어지고, 약물이 투여되고, 필요하면 제세동이 시행된다.

성공해도 대개 중환자실로 간다. 그리고 뇌 손상의 문제가 남는다 — 순환이 멈춰 있던 시간이 길수록 의식 회복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 사실들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 주세요"라는 말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고 말하기 위해서다.

DNR이라는 말의 문제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DNR(Do Not Resuscitate)이라는 표현에는 문제가 있다. "하지 않는다"는 부정형이 마치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안 표현들이 제안되어 왔다. AND(Allow Natural Death, 자연스러운 죽음을 허용한다)가 대표적이다. 같은 결정이지만 프레임이 다르다.

실무적 의미도 다르다. 소생술을 하지 않는 것은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통증 조절, 호흡곤란 완화, 돌봄은 계속된다. 이 구분을 가족에게 분명히 설명하지 않으면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지켜만 보라는 거냐"는 반응이 나온다.

가족에게 묻는 방식의 문제

응급 상황에서 의료진이 던지는 질문이 있다. "심장이 멈추면 심폐소생술을 할까요?"

이 질문 형태는 가족을 곤경에 빠뜨린다. "아니오"라고 답하는 것이 부모를 죽게 두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해 주세요"라고 답한다.

더 나은 질문 형태가 있고, 가족이 먼저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 "이 상태에서 심정지가 오면, 소생술로 회복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입니까?"
  • "선생님이라면 가족에게 무엇을 권하시겠습니까?"
  • "소생술을 하지 않기로 하면, 그 대신 무엇을 해 주십니까?"

세 번째 질문이 특히 중요하다. 대안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 결정이 훨씬 쉬워진다.

미리 정해 두어야 하는 이유

이 결정은 응급 상황에서 몇 초 안에 이루어진다. 그 순간에 잘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사전 의사표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전 의사표시의 항목 중 CPR이 가장 명확하게 적을 수 있는 항목이다. 다른 처치들(인공호흡기, 투석)은 상황에 따라 판단이 갈리지만, 말기 상태에서의 CPR은 비교적 일관된 판단이 가능하다.

병원 밖에서의 문제

한 가지 실무적 함정이 있다. 119를 부르면 소생술이 시작된다.

집이나 요양시설에서 상태가 나빠졌을 때 119를 부르면, 구급대는 원칙적으로 소생술을 시행한다. 사전 의사표시가 있어도 현장에서 즉시 확인되지 않으면 적용되기 어렵다[미확인 — 병원 밖 응급 상황에서 사전 의사표시가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국내 제도와 지역 응급의료체계에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5화에서 말한 계획이 필요하다. 악화 시 119가 아닌 다른 전화번호가 있어야 한다. 호스피스, 방문 진료, 담당 병원. 이 번호가 없으면 계획은 실행되지 않는다.

소생술을 원하는 결정도 존중된다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적어 둔다. 이 화는 CPR에 대한 과잉 기대를 교정하는 것이 목적이지, 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이 아니다.

결과가 나쁠 것을 알고도 시도하기를 원하는 결정은 정당하다.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 특정 날짜까지 버티고 싶다, 멀리 있는 자식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다, 종교적 신념이 있다, 혹은 단순히 끝까지 해 보고 싶다.

이 시리즈의 명제는 자기결정이지 특정 선택의 권유가 아니다(1화). 정보를 정확히 아는 것과 그 정보를 바탕으로 무엇을 고르는가는 다른 문제다.

다만 하나는 확인해야 한다. 그 결정이 본인의 것인가. 가족의 죄책감이나 정보 부족에서 나온 결정이라면 그것은 자기결정이 아니다. 23화에서 본 구별 방법 — 가정을 바꿔서 다시 묻는 것 — 이 여기서도 쓰인다.

드라마가 만든 기대치

이 처치에 대한 오해가 유독 강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심폐소생술을 화면으로 배운다.

의학 드라마의 소생술 성공률을 분석한 연구들이 반복해서 보고한 것이 있다 — 화면 속 생존율이 실제보다 크게 높고, 소생 후의 모습도 다르다. 화면에서는 몇 분 뒤 눈을 뜨고 말을 한다. 실제로는 소생에 성공해도 상당수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며칠을 보내며, 이후 기능이 이전과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기에 하나가 더해진다. 실패는 방송되지 않는다. 성공한 소생만 이야기로 남고, 갈비뼈가 부러진 채 임종한 경우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 격차가 왜 중요한가. 가족이 "해 주세요"라고 말할 때, 그 말이 가리키는 그림이 실제와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선택하는지 모르는 상태의 동의는 동의가 아니다.

그래서 의료진에게 물을 것은 성공률이 아니라 이것이다 — "이 상태에서 소생술을 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성공하면 그 뒤는 어떻게 됩니까?" 두 번째 문장이 핵심이다.

오늘의 실행

  1. "할 수 있는 건 다 해 주세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한다. 알고 말하는 것과 모르고 말하는 것은 다르다.
  2. 세 가지 질문을 적어 둔다. 특히 "대신 무엇을 해 주십니까".
  3. 악화 시 걸 전화번호를 정한다. 119 외의 번호가 없으면 사전 의사표시는 작동하지 않는다.

다음 화에서는 인공호흡기 — 시작과 중단의 비대칭이라는, 임종기 결정에서 가장 어려운 구조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