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RANCE RESEARCH · 죽음 설계

치매 — 가장 긴 이별, 그리고 가장 이른 권한 상실

죽음보다 몇 년 먼저 결정 능력이 사라진다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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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 가장 긴 이별, 그리고 가장 이른 권한 상실

죽음보다 몇 년 먼저 결정 능력이 사라진다 | 죽음 설계 34화

이 궤적의 결정적 특징

치매의 임종 궤적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의학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의사결정 능력이 사망보다 훨씬 먼저 사라진다. 그 간격이 몇 년, 때로는 십 년 이상이다.

이 간격이 다른 모든 것을 결정한다. 유언도, 재산 관리도, 의료 의사표시도 그 간격이 시작되기 전에 끝나야 한다.

경과의 대략적 모양

세부는 원인 질환(알츠하이머병, 혈관성, 루이체 등)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 구조가 있다[등급 B — 진행 속도와 양상은 개인차가 매우 크다].

초기. 기억력과 판단력이 흔들린다. 일상 유지가 가능하지만 실수가 늘어난다. 이 시기가 준비의 마지막 창이다. 중기.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해진다. 성격 변화, 배회, 수면 장애, 거부 행동이 나타난다. 돌봄 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말기. 언어와 보행을 잃고, 삼킴에 장애가 생긴다. 대개 폐렴이나 다른 감염이 직접 사인이 된다.

말기 치매를 말기로 인식하지 않는 문제

여러 연구와 임상 관찰에서 반복 지적되는 것이 있다. 말기 치매가 말기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등급 B].

그 결과 말기 치매 환자가 반복적인 입원, 튜브 영양, 항생제 치료, 채혈과 검사를 받는다. 암 말기 환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처치들이다.

이 인식 격차를 메우는 것이 이 화의 실무적 목표다. 말기 치매는 말기 질환이고, 완화적 접근이 적용될 수 있다.

삼킴 장애와 튜브 영양

말기 치매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결정이다. 먹는 것이 어려워지면 콧줄이나 위루관을 권유받는다.

여기서 알아 둘 것이 있다. 진행된 치매 환자에서 튜브 영양이 생존을 늘리거나 흡인성 폐렴을 줄인다는 근거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여러 학회의 입장이다[등급 B — 이 방향의 권고가 널리 제시되어 왔으나, 개별 환자의 판단은 의료진과 해야 한다].

대안은 조심스러운 손 먹이기(careful hand feeding)다. 소량씩, 질감을 조절해, 시간을 들여 먹인다. 흡인 위험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지만, 먹는 즐거움과 접촉이 유지된다.

가족에게 이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명확하다. 먹이지 않는 것이 굶기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대화는 근거만으로 안 되고, "무엇이 이분에게 편안한가"를 함께 물어야 한다.

폐렴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말기 치매에서 폐렴이 반복된다. 매번 항생제를 쓸 것인지가 결정 대상이 된다.

항생제가 언제나 편안함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발열과 기침 같은 증상은 다른 방법으로도 조절할 수 있고, 반복 입원 자체가 부담이 된다[등급 B].

여기서도 질문은 같다. "이 치료가 이분의 남은 삶에서 무엇을 좋게 합니까." 그리고 하지 않는 선택지가 테이블에 있는지를 확인한다.

사전에 정해 두어야 할 것

치매 진단 초기에 정리해야 할 목록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① 재산 관리 권한. 임의후견 계약, 신탁, 대리 권한. 능력이 있을 때만 유효하게 설정된다(165화). ② 유언. 능력이 흔들린 뒤에 작성하면 효력 다툼의 대상이 된다(150화). ③ 의료 의사표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49화). ④ 거주와 돌봄의 계획. 어느 단계에서 시설을 고려할 것인지, 누가 주 돌봄자가 될 것인지. ⑤ 본인의 선호 기록. 좋아하는 음식·음악·습관. 말기에 이 기록이 돌봄의 질을 크게 바꾼다.

⑤는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로 매우 유용하다. 말을 못 하게 된 뒤에도 이 사람이 무엇을 좋아했는지 아는 것이 돌봄의 내용을 만든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치매 윤리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짚어 둔다. 사전에 "그 상태가 되면 적극적 치료를 하지 말라"고 정해 둔 사람이, 실제로 그 상태가 되었을 때 평온해 보이고 일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다.

누구의 뜻을 따를 것인가. 과거의 자율적 결정인가, 현재의 경험인가.

이 문제에 확립된 답은 없다[등급 A — 논쟁이 계속되는 문제라는 사실 자체가 확립되어 있다]. 다만 실무적 접근은 있다. 사전 의사표시를 쓸 때 이 문제를 언급해 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게 적을 수 있다. "내가 인지 기능을 잃은 뒤 겉보기에 평온해 보인다면, 생명을 단축시키는 조치는 하지 말고 편안함을 우선하는 돌봄을 해 달라. 다만 폐렴 등 급성 질환에 대한 적극적 치료는 하지 않는다." 완벽한 해법은 아니지만, 가족이 이 딜레마 앞에서 혼자 고민하지 않게 한다.

돌봄자의 문제

치매 궤적은 돌봄 부담이 가장 크고 가장 길다. 그리고 애도가 죽음 전에 시작된다 — 흔히 모호한 상실(ambiguous loss)이라 불리는 상태다[등급 A — 개념은 확립되어 있다]. 사람은 있는데 그 사람이 아닌 상태.

이 상태의 특징은 애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직 살아 있으므로 슬퍼할 자격이 없다고 느낀다. 5부 95·99화에서 다룬다.

진단을 언제 알릴 것인가 — 치매의 경우

12화에서 다룬 고지 문제가 치매에서는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본인에게 치매 진단을 알릴 것인가.

알리지 않는 쪽의 논리는 익숙하다 — 충격을 받는다, 우울해진다, 어차피 잊는다. 그러나 알리지 않으면 초기의 준비 창이 통째로 닫힌다. 다섯 항목 중 어느 것도 본인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초기 치매 환자는 대체로 자기 상태의 변화를 이미 감지하고 있다. 감지하면서 이름을 모르는 상태가 더 불안하다는 관찰이 있다[등급 B].

실무의 원칙은 같다. 알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알릴 것인가. 그리고 알린 직후가 준비를 시작할 시점이다. 진단 후 몇 달이 지나면 서명의 유효성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행동 증상을 약으로 다루기 전에

치매 경과에서 가족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기억 손실이 아니라 행동 증상이다 — 배회, 반복 질문, 밤낮 뒤바뀜, 의심, 공격성. 그리고 이 국면에서 항정신병약이 쓰이는 일이 흔하다.

먼저 알아 둘 것이 있다. 치매 환자에 대한 항정신병약 사용은 사망 위험 증가를 포함한 부작용이 보고되어 왔고, 여러 나라에서 사용을 줄이는 방향의 권고가 나왔다. 필요할 때가 있지만, 첫 번째 수단은 아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원인이다. 행동 증상은 대개 무언가의 표현이다.

  • 통증 — 말로 표현하지 못해 초조함으로 나타난다. 가장 자주 놓친다.
  • 요로감염·변비·탈수 — 갑자기 나빠졌다면 신체적 원인부터 본다.
  • 약물 — 새로 추가된 약, 상호작용.
  • 환경 — 소음, 조명, 낯선 장소, 사람이 바뀐 것.
  • 욕구 — 배고픔, 화장실, 피로.

"갑자기 나빠졌다"면 치매의 진행이 아니라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일 가능성이 높다. 치매는 대체로 천천히 진행한다. 급변은 신호다.

오늘의 실행

  1. 진단 초기라면 다섯 항목을 즉시 시작한다. 특히 ①(재산 관리 권한)이 가장 급하다. 늦으면 법원을 통한 후견으로만 가능해진다.
  2. 말기 치매를 말기 질환으로 인식한다. 튜브 영양과 반복 입원의 이득을 매번 다시 묻는다.
  3. ⑤(선호 기록)를 지금 만든다. 몇 년 뒤에 돌봄의 질을 결정하는 문서가 된다.

다음 화에서는 중환자실 — 그곳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본다. 대부분의 사람이 결정하기 전에는 알지 못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