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URANCE RESEARCH · 죽음 설계

심부전·만성 폐질환 — 언제가 마지막인지 모르는 궤적

반복되는 악화와 회복이 준비를 계속 미루게 만든다

약 4분 읽기 · Updated 20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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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전·만성 폐질환 — 언제가 마지막인지 모르는 궤적

반복되는 악화와 회복이 준비를 계속 미루게 만든다 | 죽음 설계 33화

톱니 모양의 궤적

만성 장기부전 — 심부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만성 신부전, 간경변 — 의 경과는 암과 모양이 다르다.

급격한 악화 → 치료 → 부분적 회복 → 다시 악화가 반복된다. 매번 회복하지만 이전 수준까지는 못 간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톱니 모양으로 내려간다[등급 B — 전형적 패턴이며 개인차가 크다].

이 모양이 만드는 문제

암 궤적에서는 "이제 말기"라는 시점이 비교적 뚜렷하다. 이 궤적에서는 그렇지 않다.

매번의 악화가 마지막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여러 번 회복한다. 그 경험이 다음 판단을 왜곡한다 — "지난번에도 이랬는데 좋아지셨잖아."

그 결과 세 가지가 일어난다.

① 준비를 계속 미룬다. 매번 위기가 지나가므로. ② 호스피스 연결이 어렵다. 말기 판정 기준을 충족시키기 애매하다. ③ 임종이 급성 악화의 형태로 온다. 응급실에서, 준비 없이.

언제 준비를 시작할 것인가

이 궤적에서는 "말기가 되면"을 기다리면 늦는다. 대신 횟수와 간격을 본다.

실무적 신호는 이렇다.

  • 1년에 두세 번 이상 같은 이유로 입원한다.
  • 입원 간격이 짧아지고 있다.
  • 입원 후 회복 수준이 낮아지고 있다.
  • 최대 치료를 하고 있는데도 증상이 남는다.
  • 약을 늘려도 반응이 예전 같지 않다.

두 개 이상 해당하면 준비를 시작한다. 다음 악화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전제로 움직이되, 아닐 것도 가정한다.

심부전에서 특히 알아 둘 것

증상의 성격. 숨참, 부종, 야간 호흡곤란, 피로.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통증이 없어도 매우 괴로울 수 있다.

급성 악화의 속도. 몇 시간 만에 심각해질 수 있다. 그래서 악화 시의 계획이 특히 중요하다.

기기의 문제. 삽입형 제세동기(ICD)를 가진 경우, 임종기에 이 기기가 반복해서 작동해 환자에게 충격을 주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임종기에 제세동 기능을 비활성화하는 것이 논의되어야 하며, 이는 기기 제거와 다르다[등급 B — 논의의 필요성은 확립되어 있으나 국내 실무 절차는 개별 확인 필요 — [미확인]]. 가족이 이 문제를 미리 알지 못하면 마지막 순간에 매우 힘든 상황을 겪는다.

COPD에서 특히 알아 둘 것

호흡곤란의 공포. 숨을 못 쉬는 감각은 통증보다 견디기 어렵다는 보고가 많다. 그리고 공포가 호흡곤란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있다.

조절 가능하다는 사실. 호흡곤란은 산소만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저용량 아편유사제가 완화에 쓰인다[등급 B — 완화의료에서 널리 쓰이는 접근이며 개별 처방은 의료진 판단]. 이 사실을 모르면 마지막까지 산소만 늘린다. 43화에서 다룬다.

인공호흡의 결정. 급성 악화 시 삽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여기서 37화의 비대칭 문제가 정면으로 나온다 — 시작하기는 쉽고 중단하기는 어렵다.

이 궤적에서의 사전 의사표시 설계

암 궤적과 달리, 여기서는 의사표시를 조건부로 쓰는 것이 실질적이다.

예를 들면 이런 형태다.

  • "회복 가능성이 있는 급성 악화라면 인공호흡기를 사용한다. 다만 2주 이내에 이탈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중단을 논의한다."
  • "심정지 시 심폐소생술은 하지 않는다."
  • "제세동기는 임종과정으로 판단되면 기능을 비활성화한다."

조건과 기간을 명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계에 매달리기 싫다"는 문장만으로는 이 궤적에서 아무 지침이 되지 못한다. 급성 악화의 인공호흡은 회복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확인 — 이런 조건부 의사표시가 한국의 연명의료 제도 안에서 어느 범위까지 반영되는지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안내와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48~51화 참고.]

반복 입원의 다른 비용

이 궤적은 재정적으로도 특징이 있다. 한 번의 큰 비용이 아니라 여러 번의 중간 비용이 누적된다.

그리고 매 입원마다 간병이 필요하다. 돌봄자의 소진이 이 궤적에서 특히 크다 — 끝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몇 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95화).

신부전과 간경변

같은 계열의 두 궤적을 짧게 덧붙인다.

말기 신부전. 투석의 시작·유보·중단이 핵심 결정이다(39화). 특히 고령·노쇠 환자에서 투석의 이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논의가 있다. 투석을 시작하지 않는 보존적 관리도 하나의 선택지다.

간경변. 합병증(복수, 간성뇌증, 정맥류 출혈)의 반복이 궤적을 만든다. 이식 대기 여부가 결정 구조를 바꾼다.

두 경우 모두 "하지 않는 선택지"가 테이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궤적에서 가족이 겪는 특유의 감정

톱니 궤적에는 다른 궤적에 없는 감정 문제가 있다. 여러 번의 이별 준비와 여러 번의 취소.

매번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밤새 병원에 있고, 최악을 각오하고, 그리고 회복한다. 이것이 몇 년간 반복되면 가족은 소진된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연락을 받아도 예전만큼 긴장하지 않게 된다.

그 상태에서 진짜 마지막이 오면 죄책감이 남는다. "이번에도 괜찮을 줄 알았다"는 후회다.

이 감정은 매우 흔하고 예측 가능하다. 미리 알아 두면 자책이 줄어든다. 그리고 실무적 대응도 있다 — 매번 최대치로 대응하지 않는 규칙을 가족이 함께 정하는 것. 예를 들어 "위독 연락이 오면 가까운 사람 한 명이 먼저 확인하고, 판단 후에 전체에 알린다"는 규칙. 이것은 무정한 것이 아니라 몇 년을 버티기 위한 설계다.

기기가 몸 안에 있을 때 — 제세동기라는 문제

심부전 환자에게 자주 붙어 있는 것이 삽입형 제세동기(ICD)다. 부정맥이 생기면 자동으로 전기 충격을 주어 심장을 되돌리는 장치이고, 살아 있는 동안 여러 번 생명을 구한다.

문제는 임종기에 생긴다. 이 장치는 임종을 인지하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심장이 멈추는 과정에서도 부정맥을 감지하면 충격을 준다. 그 결과 임종을 앞둔 사람이 마지막 몇 시간 동안 반복해서 전기 충격을 받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 본인에게 고통이고, 지켜보는 가족에게는 오래 남는 장면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비활성화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으로 충격 기능만 끄는 것이 가능하고, 심박 조율 기능은 유지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 없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아무도 먼저 꺼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담당이 순환기인지 완화의료인지 애매하고, "장치를 끄자"는 제안이 포기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 쪽에서 물어야 한다.

같은 구조가 다른 기기에도 적용된다 — 심실보조장치, 인공심장박동기. 몸 안에 들어간 장치는 임종 계획에 별도 항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오늘의 실행

  1. 입원 횟수와 간격을 기록한다. 이 궤적에서는 이것이 가장 좋은 지표다.
  2. 조건부 의사표시를 쓴다. "기계는 싫다"가 아니라 조건과 기간을 명시한다.
  3. 삽입형 기기가 있으면 임종기 처리를 미리 확인한다. 모르면 마지막에 큰 고통이 된다.

다음 화에서는 치매 — 가장 길고, 의사결정 능력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궤적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