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후 예측의 한계 — "얼마나 남았나요"를 어떻게 물을 것인가
의사도 틀린다, 그리고 대체로 낙관적으로 틀린다
예후 예측의 한계 — "얼마나 남았나요"를 어떻게 물을 것인가
의사도 틀린다, 그리고 대체로 낙관적으로 틀린다 | 죽음 설계 30화
예측은 왜 어려운가
가족이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남은 시간이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구조적으로 부정확하다.
이유가 몇 가지 있다[등급 A — 예후 예측의 부정확성 자체는 완화의료에서 널리 확립된 사실이다. 정확도의 구체 수치는 연구마다 다르므로 인용하지 않는다].
① 개인차가 크다. 같은 병기의 같은 나이 환자가 몇 배의 차이를 보인다. ② 통계는 집단의 값이다. 중앙생존기간이 6개월이라는 것은 절반이 그보다 오래 산다는 뜻이다. ③ 예상 못 한 사건이 개입한다. 폐렴, 낙상, 색전. ④ 예측하는 사람이 편향되어 있다. 오래 진료한 의사일수록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경향이 보고된다.
④가 특히 중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반복 보고된 것은 임상의의 예후 예측이 실제보다 길게(낙관적으로) 나오는 경향이다[등급 B — 방향성은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고되나, 크기는 연구마다 다르다].
이 편향의 실무적 결과는 크다. 호스피스 연결이 늦어지고, 가족이 준비할 시간을 놓치고, "이렇게 빨리 가실 줄 몰랐다"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또 하나의 현상은 예후를 말하지 않는 것이다. 묻지 않으면 말하지 않고, 물어도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 틀릴까 봐, 희망을 뺏을까 봐, 가족이 원치 않아서.
그래서 어떻게 물을 것인가
질문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답이다. "얼마나 남았나요"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① "시간 단위인가요, 날 단위인가요, 주 단위인가요, 달 단위인가요, 해 단위인가요?" 구간으로 물으면 답하기 쉬워진다. 그리고 실무에 필요한 것은 정확한 날짜가 아니라 자릿수다. 주 단위와 해 단위는 준비의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② "가장 좋은 경우와 가장 나쁜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범위를 묻는 방식이다. 최선과 최악을 알면 양쪽 다 준비할 수 있다.
③ "이 환자가 6개월 안에 돌아가신다면 놀라시겠습니까?"
완화의료에서 쓰이는 이른바 놀람 질문(surprise question)이다[등급 B — 선별 도구로 쓰이나 정확도는 제한적이다]. 의사가 "놀라지 않겠다"고 답하면 준비를 시작할 시점이라는 신호다.
④ "앞으로 어떤 순서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까?" 시간보다 경과의 모양을 묻는 것이다. 이것이 실은 더 유용하다. 무엇이 언제 어려워질지를 알면 대비할 수 있다.
무엇을 준비할지는 자릿수가 정한다
예후의 자릿수별로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표로 잡아 둔다.
해 단위 — 재산·유언·후견 등 시간이 걸리는 것부터. 여행이나 만남 같은 계획도 가능하다. 달 단위 — 의료 의사표시, 호스피스 연결, 재산 정리의 핵심, 가족 대화. 이 시기가 준비의 골든타임이다. 주 단위 — 임종 장소 결정, 연락망, 장례의 큰 틀. 새로운 큰 결정은 하지 않는다. 날·시간 단위 — 가족을 부르는 것, 곁에 있는 것. 실무는 멈춘다.
가장 흔한 실패는 달 단위 시기를 놓치는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고 느껴지는 마지막 구간이기 때문이다.
예후를 본인에게 알릴 것인가
12화에서 다룬 문제가 여기서 다시 나온다. 원칙은 같다 — 본인이 알기를 원하는지를 본인에게 묻는다.
방법이 있다. "정보를 얼마나 자세히 듣고 싶으신지"를 먼저 묻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전부 알고 싶어 하고, 어떤 사람은 큰 방향만 원하며, 어떤 사람은 가족이 듣기를 원한다. 세 답이 다 존중받을 수 있고, 중요한 것은 본인이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희망을 다루는 방식
"예후를 말하면 희망을 뺏는다"는 우려에 대해. 완화의료에서 쓰이는 접근은 희망의 대상을 옮기는 것이다.
완치의 희망이 불가능해져도, 통증 없이 지내는 것·집에 가는 것·특정 날짜까지 버티는 것·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은 여전히 희망의 대상이 된다.
실무의 문장으로는 이렇게 된다. "최선을 바라되 최악에 대비한다(hope for the best, prepare for the worst)." 이 문장이 유용한 이유는, 준비하는 것이 포기가 아니라는 것을 한 문장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다. 가족을 설득할 때 그대로 쓸 수 있다.
예후가 틀렸을 때
두 방향 모두 실제로 일어난다.
예상보다 오래 사는 경우. 이별을 준비했던 가족이 지치고, 죄책감이 생긴다("아직도"라는 생각을 한 자신에 대해). 이 감정은 흔하고 정상이다.
예상보다 빨리 가는 경우. 준비하지 못한 것들이 남는다. 그래서 준비는 예후와 무관하게 일찍 해 두는 편이 낫다.
두 경우 모두를 대비하는 방법은 하나다. 예후에 계획을 묶지 않는 것. 자릿수에 따라 우선순위는 정하되, "그때까지는 괜찮다"는 가정은 세우지 않는다.
예후를 묻지 못하게 만드는 것들
질문의 형태를 바꾸는 것만으로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구조적 장애물을 적어 둔다.
진료 시간. 외래 진료가 몇 분이면 이런 대화를 할 수 없다. 방법이 있다 — 질문을 종이에 적어 가서 건네는 것이다. 말로 하면 시간에 밀리지만 종이는 남는다.
동석자의 문제. 본인 앞에서 묻기 어려워 가족이 따로 묻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정보가 갈리고, 본인은 자기 상태를 모른 채 결정하게 된다. 가능하면 함께 듣는다.
담당자가 바뀐다. 입원 중에는 주치의가 바뀌고, 야간에는 당직이 본다. 그래서 중요한 대화의 내용은 기록으로 남겨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낫다. 다음 담당자가 같은 전제에서 시작한다.
묻는 사람이 여럿이다. 형제가 각자 다른 의사에게 묻고 다른 답을 갖고 온다. 가족 중 한 명을 창구로 정하는 것이 실무적이다(94화).
"얼마나 남았나"보다 나은 질문들
예후를 묻는 방식 자체를 바꾸면 얻는 정보가 달라진다. 시간을 묻는 대신 결정에 필요한 것을 물으면 의료진도 답하기 쉬워진다.
- "지금 상태에서 가장 가능성 높은 경과는 어떤 모습인가요? 가장 나쁜 경우와 가장 좋은 경우는요?"
- "이번 겨울을 넘기실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자릿수를 묻는 구체적 형태.
- "다음에 상태가 나빠진다면 어떤 형태로 올까요? 그때 무엇을 보고 판단해야 합니까?"
- "지금 미뤄 두면 못 하게 될 일이 있을까요?" — 이 질문이 가장 실용적이다. 여행, 만남, 문서 작성의 시점이 여기서 정해진다.
- "놀라지 않으실 것 같습니까, 1년 안에 돌아가셔도?" — 의료진에게 던지는 형태의 질문으로, 완화의료 필요성을 가늠하는 데 쓰이는 방식이다.
마지막 질문이 특히 유용한 이유가 있다. 의사에게 "6개월 남았습니다"라고 말하게 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어렵지만, "놀라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하는 것은 훨씬 쉽다. 같은 정보를 말할 수 있는 형태로 묻는 것이 기술이다.
오늘의 실행
- 네 가지 질문 형태를 적어 둔다. 다음 진료 때 그대로 쓴다. "얼마나 남았나요"는 묻지 않는다.
- 본인에게 얼마나 알릴지를 본인에게 묻는다. 가족끼리 정하지 않는다.
- 자릿수에 맞는 우선순위를 확인한다. 특히 달 단위 구간을 놓치지 않는다.
다음 화에서는 노쇠 — 진단명 없이 진행되는 기능 저하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