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대사 — 하룻밤이 만드는 인슐린 저항성
며칠만 줄여도 검사값이 달라진다
수면과 대사 — 하룻밤이 만드는 인슐린 저항성
며칠만 줄여도 검사값이 달라진다 | 건강 설계 200 82화
실험이 보여준 것
수면과 대사의 관계는 관찰연구만 있는 영역이 아니다. 건강한 젊은 성인을 실험실에서 며칠간 수면 제한한 연구들이 있고, 결과가 상당히 일관된다.
며칠간 수면을 크게 줄인 뒤 측정하면 다음이 나타났다.
- 포도당 내성 저하 — 같은 당 부하에 혈당이 더 높이 오래 머문다
- 인슐린 감수성 감소
- 렙틴 감소, 그렐린 증가 — 배부름 신호가 줄고 배고픔 신호가 는다(26화)
- 주관적 배고픔 증가, 특히 고탄수화물 음식에 대한 선호
- 코르티솔 분비 양상 변화
- 교감신경 활성 증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며칠 만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만성적 상태가 아니라 단기 제한으로도 대사 지표가 움직인다. [RCT]
왜 이런 일이 일어나나
기전 설명이 여러 겹으로 제시된다.
스트레스 축의 활성화. 수면 부족은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코르티솔과 교감신경 활성이 오르면 혈당이 오르고 인슐린 작용이 방해받는다(14·93화).
식욕 신호의 변화. 렙틴과 그렐린의 변화는 실제 섭취 증가로 이어진다.
보상 회로의 변화. 수면 부족 상태에서 고열량 음식에 대한 뇌 반응이 커진다는 영상 연구들이 있다(26화).
활동량 감소. 피곤하면 덜 움직인다. 계획된 운동만이 아니라 무의식적 활동이 줄어든다(25화).
시간의 문제. 깨어 있는 시간이 길수록 먹을 기회가 많다. 특히 밤에 먹게 된다.
리듬 교란. 식사 시각이 몸의 시계와 어긋나면 같은 음식의 대사 반응이 달라진다(45·79화).
체중 감량 중이라면 더 중요하다
특히 실용적인 결과가 하나 있다. 같은 열량 제한을 하면서 수면을 제한한 조건과 충분히 잔 조건을 비교한 연구에서, 수면이 부족한 쪽은 같은 체중을 줄여도 지방보다 제지방을 더 많이 잃었다.
즉 잠이 부족하면 체중은 줄어도 몸의 구성이 나쁜 방향으로 간다. 24화에서 감량기에 근육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하나 더 붙는다.
감량을 시도하면서 잠을 줄이는 조합이 흔한데, 이 조합은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관찰연구가 보여주는 것
실험은 단기 지표를 보고, 장기 결말은 관찰연구가 본다.
- 짧은 수면과 제2형 당뇨 위험 증가의 연관이 여러 코호트에서 보고됐다 [코호트]
- 짧은 수면과 비만·체중 증가의 연관 [코호트]
- 수면의 불규칙성과 대사 지표의 연관 [코호트]
여기에는 늘 그렇듯 교란과 역인과가 걸린다(5·6화). 다만 실험에서 기전이 확인되고 관찰에서 결말이 일치한다는 점이 이 주제의 신뢰도를 올린다(9화의 판단 기준).
수면무호흡이라는 별도의 경로
단순한 수면 시간 부족과 별개로, 수면무호흡은 대사에 독립적으로 작용한다.
반복되는 저산소와 각성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킨다는 근거가 있다. 그리고 비만이 무호흡을 악화시키고 무호흡이 대사를 악화시키는 양방향 고리가 형성된다(87화).
대사 이상이 있는데 코골이가 심하다면 이 고리를 먼저 확인할 값이 있다. 13화에서 인슐린 저항성의 상류 원인 중 치료 가능한 것으로 수면무호흡을 꼽은 이유다.
실용적 함의
- 대사 지표를 개선하려는 계획에 수면이 빠져 있으면 그 계획은 불완전하다.
- 감량 중에는 특히 그렇다. 잠을 줄이면서 하는 감량은 근육을 깎는다.
- 혈당 지표가 애매하게 나빠지고 있다면 식사와 운동만이 아니라 수면과 코골이를 함께 본다.
- 검사 전날의 수면도 값에 영향을 준다. 하룻밤의 부족이 다음 날 혈당 반응을 바꾼다는 결과가 있으므로, 검진 전날 밤샘은 결과 해석을 어렵게 만든다.
얼마나 자야 대사가 정상인가
정확한 답은 없다. 다만 실험 연구들이 사용한 제한 조건(대체로 4~5시간대)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고, 7시간 안팎에서는 그런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관찰연구에서 대사 위험이 가장 낮은 구간은 대체로 7~8시간대로 보고된다. 긴 수면 쪽의 위험 증가에는 역인과가 걸린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77화).
이 화가 2부와 만나는 지점
2부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다루며 개입의 순서를 정했다(23화). 수면이 1단계였던 이유가 이 화의 내용이다.
- 효과가 며칠 단위로 나타난다
- 비용이 없고 되돌릴 수 있다
- 식사와 활동 양쪽에 상류로 작용한다
- 부족한 상태에서는 다른 개입의 효과가 깎인다
대사 관리에서 수면은 배경이 아니라 첫 번째 항목이라는 것이 두 부의 공통 결론이다.
야식이라는 경로
수면과 대사를 잇는 경로 중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점을 따로 적는다. 늦게 자면 늦게 먹는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먹을 기회가 늘고, 그 시간대의 선택은 대체로 가공식품과 당이 든 음료 쪽으로 기운다(26화의 보상 회로). 그리고 45·79화에서 본 대로 같은 음식도 늦은 시각에는 혈당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결과들이 있다.
여기에 술이 겹치면 세 경로가 한꺼번에 작동한다 — 열량, 수면 구조 파괴, 다음 날 활동 감소(41·89화).
그래서 수면 개선의 대사 효과 중 상당 부분은 잠 자체가 아니라 야식과 야간 음주가 사라진 결과일 수 있다. 인과의 세부는 분리되지 않았지만, 실행하는 입장에서는 구분이 필요 없다. 취침을 앞당기면 두 가지가 함께 온다.
역으로도 쓸 수 있다. 취침 시각을 앞당기기 어렵다면, 마지막 식사 시각을 앞당기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두 습관은 서로를 끌어당긴다.
검사 결과를 해석할 때
마지막으로 실용적인 항목 하나. 건강검진에서 혈당이나 지질 수치가 애매하게 나빠졌을 때, 검진 직전 며칠의 수면 상태를 함께 떠올려 보는 것이 해석에 도움이 된다.
한 시점의 값은 그 시점의 조건을 반영한다. 야근이 이어졌거나 밤샘이 있었다면 그날의 값이 평소보다 나쁘게 나올 수 있고, 그것을 만성적 악화로 오해하면 불필요한 걱정이나 개입으로 이어진다.
반대의 오해도 있다. 검진 전날만 잘 자고 잘 먹어서 값이 좋게 나온 경우다. 한 번의 값이 아니라 몇 년의 추세로 본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28화의 대사 한 장 표).
그래서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한다. 검진 결과지에 그 시기의 특이사항을 한 줄 적어 둔다. "야근 주간", "출장 직후", "감기 회복 중" 같은 메모가 몇 년 뒤 추세를 읽을 때 결정적인 맥락이 된다.
그리고 이 화의 실험 결과들은 한 가지 태도를 지지한다. 잠은 남는 시간에 하는 일이 아니라 예산에서 먼저 떼어 두는 항목이라는 것. 다른 모든 항목이 그 뒤에 배치될 때 대사 지표는 대체로 따라온다.
정리
- 핵심 — 며칠간의 수면 제한만으로 포도당 내성과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지고 식욕 호르몬이 변한다. 감량 중 수면이 부족하면 같은 체중을 줄여도 제지방을 더 많이 잃는다.
- 근거 등급 — [RCT] 단기 수면 제한의 대사·식욕 변화와 감량 시 체성분 차이는 실험에서 확인됐다. 장기 당뇨·비만 위험과의 연관은 [코호트]다.
- 내가 할 것 — 대사 개선 계획에 수면을 1단계로 넣는다. 감량 중이라면 특히. 혈당 지표가 나빠지고 코골이가 있으면 수면무호흡을 확인한다.
- 모르는 것 — 개인별 필요 수면량과 대사 영향의 개인차, 그리고 수면 개선이 장기 대사 결말을 얼마나 되돌리는지가 확정되지 않았다.